지난 10일 광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그린 안전센서' 첫 시범설치가 이뤄진 서구 화정동 우리아이어린이집 통학차량 내부에서 KT텔레캅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광주 초록우산이 어린이집 통학차량 사고 근절을 위해 '그린 안전센서' 캠페인에 나섰다. 광주 초록우산은 서구청, KT텔레캅 호남본부의 협조를 받아 서구 내 어린이집 21곳을 대상으로 통학차량에 '안전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지난 10일 첫 시범사례로 우리아이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설치를 마쳤다. 이달 말까지 선정된 어린이집 전체에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잇따른 통학차량 아동 방치사고가 계기가 됐다. 그해 8월 광주에서는 4세 아동이 유치원 통학차량에 갇혔다가 8시간 만에 혼수상태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관계자가 처벌을 받았지만 이듬해 2월 광양에서 또다시 통학차량 내 방치된 아동이 행인에 의해 구조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통학차량 아동 방치사고는 타 지역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사고 직후 매뉴얼이 보강되고 담당자와 차량운전자 등에 대한 교육과 책임이 강화됐지만 실무자들의 '부주의'에 따른 인재(人災)인 만큼 언제든지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 이에 광주 초록우산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사고 예방에 주안점을 뒀다. 통학차량 내 탑승자가 남아있을 때 경보음을 울리는 장치를 설치해 '최소한의 안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재 '그린 안전센서' 캠페인을 통해 설치되는 안전센서(PIR)는 인체에 흐르는 적외선을 감지해 탑승 여부를 가려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차량 시동이 꺼지고 15초가 지나면 감지를 시작해 탑승자 존재시 차량 외부 경보기가 울려 운전자나 행인들의 주의를 끈다. 유효 감지거리는 폭 3mㆍ높이 2.5m로 25인승 미니버스까지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방범업체인 KT텔레캅 호남본부가 기존 방범용으로 쓰이던 기술을 통학차량에 적합하도록 재설계했다.
KT텔레캅 호남본부 이종천 과장은 "기존에 쓰던 동작감지 기술은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는 것이라 차량 내부온도가 섭씨 60도를 넘기는 여름철에는 무용지물이다.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 이유"라며 "현재는 시범단계인데 향후 고도화 작업을 통해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첫 시범사례가 된 우리아이어린이집 오정희(광주시 가정어린이집연합회 서구지회장) 원장은 광주 초록우산과 KT텔레캅 측에 감사를 전하는 한편 '그린 안전센서'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 원장은 "통학차량 내 아동 방치사고는 여름철의 경우 5~10분만 있어도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만큼 위험하다"며 "광주시 등이 전체 어린이집에 의무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 초록우산은 아동 복지에 관심이 높은 지자체와 기업체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으로 광주시내 전체 아동시설에 '그린 안전센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을 맡은 광주 초록우산 최대언 사회복지사는 "모든 어린이의 안전할 권리를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캠페인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김정대 기자 jd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