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ㆍ박테리아나노…사람 위해 로봇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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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공프로젝트
대장내시경ㆍ박테리아나노…사람 위해 로봇에 매달렸다
[2018 공프로젝트]박종오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센터장
  • 입력 : 2018. 01.08(월) 00:00
"저는 항상 현재 하는 일에 100% 전념하는 스타일입니다. 뒤를 돌아보거나 끼리끼리 모이고 몰려다니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광주 북구 첨단과기로에서 만난 박종오(63)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Medical Microrobot CenterㆍMRC)센터장의 일성이다.

'로봇과학자'인 박 센터장은 지난 1982년부터 36년간 '로봇사랑' 열정 하나로 살아왔다. 특히 '마이크로의료로봇'을 최초로 연구ㆍ개발을 주도해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가지도록 일궈낸 장본인이다.

박 센터장은 1982년 독일 유학시절부터 로봇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연구보다 테스트 우선'을 직접 실천하며 2005년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이래 로봇연구소(RRI)소장과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센터장을 잇따라 맡으면서 프리미엄 로봇 산업의 가능성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박 센터장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마이크로의료로봇'에 사명감을 갖고 몰입해 세계 최초로 '대장내시경로봇'(2001년)을 개발ㆍ성공했다. 이어 '소화기관용 캡슐내시경', '혈관마이크로로봇', '의료용 박테리아나노로봇', '면역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 '줄기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로봇 전문가'라는 별칭처럼 오로지 박 센터장의 상상력과 의지 하나로 한국을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박 센터장은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인 만큼 할 일이 매우 많다"면서 "의료산업은 세계시장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분야이며 의료로봇은 로봇 중에서 단가가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에서 다양한 전공의 연구진 50여명과 협력하며 마이크로의료로봇을 개발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박 센터장은 향후 목표에 대해 "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세계 1위' 전문연구소로 키우는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현재는 모르는 더욱 새로운 기술들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은 기술개발과 아울러 후배들 발전의 버팀목 역할에도 헌신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다음은 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로봇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1981년 말 과학기술부 지원으로 여러 연구자들이 독일에 유학을 가게 됐다.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Fraunhofer생산자동화연구소(FhG-IPA) 연구원으로 가게 됐다. 지도교수인 바르네케 교수는 역량이 매우 출중하고 IPA를 로봇분야에서 가장 큰 연구소로 키우신 장본인이었다. 그 분 밑에서 로봇공학자로서 연구하는 자세를 배운 것이 인생의 좌표가 되었다. 그 분의 지론 중의 하나인 '연구보다 테스트 우선'을 온 몸으로 배운 점이 현재까지 로봇연구 몰입을 가능케 했다.

-로봇연구에 대한 발자취는

△1982년부터 5년여 동안 독일FhG-IPA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로봇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유학 후에는 로봇 산업에 사명감을 가지면서 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5년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이래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 소장(2008년)과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센터장(2013년)을 현재까지 맡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의료로봇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얼마나 성실히 최선을 다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재미'가 더해지면 아무도 이길 수 없다. 바로 저와 마이크로의료로봇 관계가 그렇다. 그냥 하고 싶어 하는 열정 때문이었다. 무작정 하고 싶었다. 1998년에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분야에 국제공동연구사업 계획서를 무작정 만들어 정부에 제출했지만 당연히 안됐다.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다. 1999년 프런티어 사업 공고가 나왔는데 '캡슐내시경' 단어가 있었다. "바로 이것이다" 하고 무조건 달려들었다. 사업단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기존의 마이크로분야와 로봇의 융합분야인 '마이크로의료로봇'을 개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이크로의료로봇에 대한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1998년 혈관용 마이크로의료로봇의 씨앗은 정확히 10년 후에 공식 연구사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2005년 캡슐내시경을 상용화하고 또 정확히 10년후에 업그레이드된 능동캡슐내시경을 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모두 세월이 가도 전혀 식지않는 의지와 노력의 결과이다.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마이크로의료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며 동물실험을 하는 전문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단연 세계 최고 시설로 총 390억원이 투입됐다. 장비만 해도 약 135억원 이상이며 세포배양실, 쥐, 토끼, 돼지 실험실을 갖추었고 클린룸을 가지고 있다. 수의학, 생물, 화공, 기계, 전자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진 50여명이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연구소가 입주해 센터와 다양한 마이크로의료로봇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의 '한국특화전략산업'육성이 왜 필요한가.

△각 나라마다 강점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이러한 프리미엄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져야만 한다. 기존 의료로봇이나 수술로봇은 이미 미국 등에서 선점해 후발주자로서 시장 진입하기 매우 어렵다. 가장 큰 장벽은 바로 특허장벽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외부기관 통계에 의하면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에서는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가 가장 특허를 많이 보유한 기관으로 나와 있다. 우리도 놀랐다. 바로 한국의 특화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당위성이다. 정부 국정과제에도 마이크로의료로봇이 공식적으로 명기돼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의료로봇 관련 성과는.

△대표적으로는 '대장내시경로봇'(2001년 세계 최초),'소화기관용 캡슐내시경'(2003년 세계 두번째), '혈관마이크로로봇'(2010년 세계 최초), '의료용 박테리아나노로봇'(2013년 세계 최초), '면역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2016년 세계 최초), '줄기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2017년 세계 최초 개발) 등이 있다.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를 이끌면서 애로점은.

△첨단기술이고 특수한 분야이다 보니 사람들이 잘 몰라 우선 마이크로의료로봇에 대해 처음부터 소개를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물론 캡슐내시경을 말하면 대부분 알고 있긴 하지만 또 한 가지는 마이크로라는 용어가 시장 규모도 마이크로로 짐짓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애로점은 큰 문제로 보고있진 않다. 박사 학위후 31년동안 그냥 하는 일에 재미를 가지고 연구하면서 세월이 갔다. 2005년 초 전남대로 오고나서 매년 서울출장이 100회가 넘는다. 이런 일조차 즐겁다고 생각하니 아무런 장애요인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수상경력은.

△이상하게 상이 많은 편이다. 한국인 최초, 최연소의 나이로 국제로봇연맹에서 수여하는 로봇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골든 로봇 어워드(Golden Robot Awardㆍ1997년)를 수상했다. 아울러 독일 Fraunhofer 연구협회에서 수여하는 Fraunhofer Medal(2015년)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문재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할과 지역에서 대응해야할 전략과 과제는.

△4차산업혁명과 연관되는 정부부처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이다. 상당히 시간 투자가 필요한 것 같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정부가 할 일은 무엇보다도 민간이나 기업이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마련이다. 구체적으로는 규제 개혁과 제도 개선을 들 수 있다. 위원회 중에서 과학기술혁신위원회에 속하며 헬스케어특위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가마다 특화전략산업이 있듯이 호남지역의 특화전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이다. 마이크로의료로봇산업은 이미 국정과제에 올라있고 광주가 주도하는 좋은 전략분야이다. 지역특화산업으로는 전기자동차(smart vehicle)와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전력산업(smart grid), 복지(smart welfare), 의료산업(smart medicine) 및 스마트 시티 등을 들 수 있다.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성과도 세계 최고가 되고 자신도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건 지금 하는 얘기가 아니고 연구생활 37년간 항상 가졌던 생각이다. 예전에 누가 이런 분야가 의미가 있고 또 성장할지 알겠는가. 노력하는 만큼 소중하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야만 한다. 특히 공학자는 여기에 덧붙여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동일한 결과라도 호기심을 가지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마이크로의료로봇분야 세계 최고의 전문연구소로 키울 생각이다.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세계 1위'의 확고한 자리매김을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매진하겠다. 글=김기중 기자ㆍ사진=김양배 기자

2005년 2월~현재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2008년 3월~현재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

2013년 7월~현재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MRC) 센터장

2017년 10월~현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기술 이전

1991년

이형부품 자동삽입로봇(삼성전자)

1993년

금형 자동연마로봇(화천기공)

1994년

수전금구 자동연마로봇(유진 Waterworks)

1996년

지능형 차체용접로봇(대우자동차)

1997년

지능형 차체가공로봇(대우자동차ㆍ
현대자동차)

2005년

대장내시경로봇 (ERA Endoscope Inc)

2005년

캡슐형내시경 (Intromedic)

2015년

능동캡슐내시경 (우영메디칼)

2017년

줄기세포 정밀유도 마이크로로봇 
(biot Inc.)

 대표적 학술 성과

2001년

대장내시경로봇 개발 (세계 최초)

2003년

소화기관용 캡슐형내시경 개발 (세
계 두번째)

2010년

혈관용 마이크로로봇 생체동물실험 
(세계 최초)

2013년

의료용 박테리아 나노로봇 생체동물
실험 (세계 최초)

2016년

면역세포기반 의료용마이크로로봇 
생체외실험(세계최초)

2017년

줄기세포기반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세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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