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향기·이미경>새 봄엔 희망찬 일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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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이미경>새 봄엔 희망찬 일만 가득하길
이미경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장
  • 입력 : 2025. 04.01(화) 17:46
봄이 왔다.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우리의 마음엔 봄이 오지못하고 있음에 안타깝다. 지난 2월1일 새벽에 엄마가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이 왔다. 화장실에 가려고 방에서 나오다 문 앞에 앉아있는 엄마를 보는 순간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뿐이었다. 급하게 119를 부르고 동생에게 연락하면서 너무도 아파하는 엄마에게 오히려 ‘그러니까 조심해야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채근하는 못난 나를 보게 되었다. 의료대란이 실감나는 숨 막히는 2시간이 흐르고서야 민간에서 운영하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였다. 드시고 있는 약 때문에 수술이 1주일 뒤로 미뤄지고 간병할 사람을 구하면서 고관절 골절로 인한 주변의 불행한 사연들로 인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고 생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셨다. 강한 재활 의지로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셨다. 그로부터 2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혼돈의 시간이었다. 국가적으로도 가장 혼란스럽고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로 인해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정신적 지주였던 엄마의 흔들림 속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어디에 있어도, 무엇을 해도 집중이 되지 않고 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이 나이에도 이렇게 두렵고 무서운데 일찍 부모를 여읜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 어떤 순간에도 힘이 되어줄 부모가 곁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 과연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먼저 조카를 만나서 얘기 하였다. 네 맘속에 항상 존재하는 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해본다고..

삶과 죽음은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부모로서의 삶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굽은 등을 보이고 고통속에 잠들어 있는 노모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자신의 모든 것을 오직 자식들을 위해 살아낸 엄마. 이제는 얼마남지 않는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고 싶다.

봄꽃 만발한 동산을 보면서, 새롭게 돋아난 새싹들을 보면서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 봄을 맞이하는 이 순간 제2의 인생을 구상해본다. 나라를 위해, 가정을 위해, 나를 위해 과연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해 열심을 다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하게 든다.

4월5일 검정고시를 앞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해준 고마운 손길이 있다. 박신면 에덴병원 원장님과 CBMC빛으로지회 이을용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이 힘들게 준비한 검정고시날 따뜻한 밥을 준비해주었다. 우리학교밖센터에서 1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초,중,고 학력인정을 위한 시험을 보는데 힘찬 응원과 함께 귀한 점심을 기부해주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사랑을 베풀어 주는 사람들 때문에 이 봄이 더욱 행복하다. 올해 검정고시는 응시자가 늘어서 3곳에서 시행된다. 모두 모두 합격의 기쁨을 누리기를 기도해본다.

함께 수고해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새 봄의 기운으로 축복의 시간들이 되길 기도한다.

봄! 봄날의 향기에 설레이던 그 봄날이 그립다. 20대의 찬란한 대학생활의 교정도 그립고 30대에 그렸던 힘찬 도약의 봄날도 그립다. 제법 원숙미를 생각하던 40대의 봄날은 어떠했는가?

이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이 봄날에 새로운 희망을 생각해본다. 우리 모두에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 나라가 하루빨리 안정되고 경제가 살아야 아이들이 꿈을 꾸고, 꿈을 이루고 가정이 행복해진다. 추운 겨울을 견뎌낸 나무가 더 푸르게 자라듯이 우리도 지나온 어려움을 딛고 더 단단해 질 수 있으리라. 움추렸던 마음을 펴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가 필요한 시간이다. 햇살처럼 환한 미소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길 희망해본다. 희망 가득한 봄날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 하길 기도하면서 다음 주 검정고시를 치를 아이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