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산불 지구가 불타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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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산불 지구가 불타는 현장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5. 03.31(월) 18:10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울산 등 영남지역 전역으로 확산, 30일까지 10일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주택을 포함 각종 시설물 5100채가 소실되었다.

이 중에 20건의 소중한 국가 문화유산도 포함되어 있다. 피해 면적은 대략 4만8000ha, 여의도의 160배이자, 광주시의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

재산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역사상 최대 최악의 초대형 산불이다.

시민들은 시시때때로 울리는 휴대전화의 산불예방 문자 메시지와 실시간 뉴스로 전해지는 소식을 접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평상시라는 ‘꽃피고 새우는 화려한 봄날’, 꽃구경 다녀와야 하는데 거대산불과 탄핵 뉴스 속에서 말도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

한반도의 남단 영남지역을 불태우는 산불의 주범은 누구이며 왜, 해가 갈수록 산불이 커가는 것일까.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LA에서도 대형 산불이 24일이나 지속됐으며 피해 면적은 2만3000㏊, 29명의 사망자와 주택을 포함 1만8000채의 건축물이 소실되었다.

캘리포니아의 산불 뉴스는 연례적이다. 지난 3월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태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지금 이후에도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 각처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 우려가 매우 크다.

국내는 물론이요, 세계 각국에서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주된 요인을 기후위기에서 찾고 있다.

기후위기, 지구온난화가 지구촌 산불의 범인이고 방화범이라는 것이다. 언론과 과학자들, 각국 정부 모두가 일치된 견해다. 영남지역 산불, 지난 1월 LA 산불 등 각국의 산불의 요인 분석은 공식처럼 비슷하다.

산불이 최초 발화한 이후, ‘건조한 날씨에 강풍’을 만나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번지게 된다. 산악지역에 메마른 토양과 낙엽, 고사목 등은 불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불씨만 있으며 그들은 불쏘시개가 되어 활활 타오르고 강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확대된다.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지구의 모든 대륙에서 심지어 북극권인 시베리아 알래스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모든 정부가 사전 예방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누천년 불과 함께해 온 인류문명이기에 100% 사전 예방은 불가능하다.

영남지역 산불에서 목격하듯이 대형 산불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 자연생태계의 파괴, 동식물의 죽음, 기후위기 악화 등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2019년 부터 2020년까지 6개월 지속되었던 호주의 초대형 산불은 남한의 두 배 가까운 면적을 태우며 5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을 죽였고 이때 발생한 연기 입자가 상층권까지 치고 올라가 지구기온 상승을 부추겼다. 2023년 5개월이나 지속된 캐나다의 대형 산불로 인해 무려 6억4000만톤의 CO2가 배출되었다.

2024년 남미 아마존 유역의 산불은 엘니뇨와 함께 극심한 가뭄과 겹쳐 연간 11만4000건이 발생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다. 지구 산소탱크 역할을 해온 아마존 열대우림이 대형 산불과 각종 개발로 탄소의 흡수 기능이 현저히 낮아지고 오히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지역으로 변모하는 것은 아닌지 과학자들은 걱정한다.

산불은 지구가 불타는 현장이다. 사람을 포함, 뭇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을 태우는 일이다.

지구온난화로 점점 더워지고 황폐해 가는 인류의 터전, 지구를 식혀야 한다. 그래야 산불을 잡을 수 있다. 이번 산불로 희생되는 분들의 명복을 빌며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수단을 잃은 주민들이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바란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절대 필요하다. 또한 향후 우리 모두 어떻게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의 주범을 이겨낼 것인지 숙고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