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욱 작가 기획최대전 ‘무등산’ 포스터. 은암미술관 제공 |
![]() 임채욱 작가 기획초대전 ‘무등산’이 열리고 있는 광주 동구 은암미술관 2층에는 ‘무등산’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을 한지로 프린팅한 사진 작품들이 자리한다. 박찬 기자 |
![]() 임채욱 작 ‘무등산’. 박찬 기자 |
![]() 광주 동구 은암미술관 1층에 자리한 임채욱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들. 박찬 기자 |
광주 동구 은암미술관은 임채욱 작가 기획초대전 ‘무등산’을 오는 2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무등산의 시선으로 바라본 광주와 그 주변의 풍경, 서사를 담은 사진, 입체 작품, 설치 영상 등 총 23점을 선보인다.
임 작가는 1970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2008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3월 서울 은평구의 삼각산금암미술관에서 ‘북한산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오랜 기간 북한산에 관해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는 ‘북한산길’ 이후 그가 지난 1년 6개월간 작업한 광주의 ‘무등산’을 선보이는 자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역사를 지켜본 북한산과 광주와 남도 지역을 지켜본 무등산은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4·19와 5·18이라는 민주화 역사를 상통했다. 작가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무등산 작업을 시작했다.
전시장에는 한 주체로서의 무등산이 바라본 산과 그 주변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자리한다. 그가 표현하고자 한 무등산 작업의 시선은 작가가 아닌 무등산 자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국 북송대의 곽희(郭熙)가 정립한 동양 고유의 원근법인 인간중심의 고원법, 심원법, 평원법이 아닌, 무등산이 주체가 된 시선으로 광주의 서사를 사진 중심으로 선보이기 위한 것이다.
![]() 임채욱 작가가 사진을 구겨서 만든 입체 작품들도 은암미술관 1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찬 기자 |
![]() 은암미술관 2층에서 임채욱 작가의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박찬 기자 |
![]() 은암미술관 2층 한편에는 윤상원 열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한 임채욱 작가의 ‘꽃 피우는 윤상원’이 자리한다. 박찬 기자 |
전시의 시선은 무등산 정상부터 차츰 산 아래로 내려간다. 이는 광주 시내를 거쳐 담양과 화순, 강진과 해남까지 이어진다. 한지에 프린팅 한 사진에서부터 손으로 사진을 구겨서 만든 입체 작품, 설치 영상까지 다채롭게 공간을 꾸민다. 특히 ‘무등산 의재길’에서는 광주 의재길 입구에 위치한 ‘춘설차’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차를 선보이는 ‘티에디트’와 협업해 전시한다.
작가의 작품 곳곳에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입체 작품의 경우 인화가 잘못된 사진을 버리려고 구겼는데, 구겨진 사진이 마치 바위처럼 입체적으로 보였던 게 계기가 됐다.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일빌딩245가 화면에 담긴 이 작품은 관객이 손뼉을 치거나 소음을 낼 때마다 라이트가 곳곳에서 번뜩인다. 이는 지난 1980년 민주항쟁 현장인 이 건물이 언제든지 광주시민의 함성에 반응한다는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다.
이 밖에도 무등산 일대 도로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브를 영상 작품으로 구현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윤상원 열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한 ‘꽃 피우는 윤상원’ 작품도 설치돼 있다.
이처럼 이번 ‘무등산’ 전시는 색다른 연출로 사진의 넓혀진 외연을 관람객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임 작가는 “10여년간 북한산을 주제로 작업해 왔다. 지난해 선보인 ‘북한산길’ 전시가 북한산의 역사적 고찰이었던 건지 이번 무등산 작업도 자연스럽게 역사적인 관점으로 이어졌다”며 “무등산이 주체가 된 관점으로 바라본 광주를 통해, 지역성을 초월한 무등산의 존재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확장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암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문화 향유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는 참신한 바람을 일으켜 미술 발전에 기여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채종기 은암미술관장은 “이번 ‘무등산’ 기획전시는 사진이라는 평면적인 시각예술의 특성을 초월해 구사된 작품들로 가득하다”며 “무등산의 표현 방법이나 시점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