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 대표 시인 3명 광주 남구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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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한국 현대시 대표 시인 3명 광주 남구로 집결
2025 '테마가 있는 인문학' 강연
오세영·김사인·장석남 시인 초청
내달 10·17·24일 남구청 대회의실
“시민에 희망과 치유 선사할 것”
  • 입력 : 2025. 03.25(화) 17:52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광주 남구청사.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며 한국 문단을 주름잡아온 시인들이 광주 남구로 집결해 강연을 펼친다. 시인 3명은 다음달 남구를 찾아 시적 시대를 안분했듯 3주에 걸쳐 시와 삶의 관계를 전해주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25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2025 ‘테마가 있는 인문학’의 인문학 분야 강연자로 위촉된 시인은 오세영, 김사인, 장석남이다.

올해 ‘테마가 있는 인문학’은 △소설 △인문학 △사회학 △문학(시 창작) 등 4개 분야를 총 15회에 걸쳐 강의한다. 3명의 시인은 다음달 남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각각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먼저 오세영 시인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어 다음달 17일 오후 2시 김사인 시인이 ‘시는 어떻게 세상을 살리는가’를 주제로, 다음달 24일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장석남 시인이 ‘꽃, 새, 망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이번 강연은 한국 시단의 시대별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세 시인은 각기 다른 배경과 시대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적 언어와 관점을 형성해 왔다.

오세영 시인은 1942년 영광에서 태어나 1960년대 한국 현대시를 이끌었다. 그의 시는 사회 문제와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어두웠던 군사독재 시대 펴낸 그의 시들은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 면면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사인 시인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1978년 ‘문학사상’에 등단한 뒤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독특한 문체와 사유는 한국 현대시를 다룰 때 빠지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또한 정치적 문제에 대한 성찰을 작품에 지속 반영하는 등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글짓기를 쉬지 않은 시인이다.

1965년 인천에서 태어난 장석남 시인은 주로 삶과 죽음, 언어의 본질을 작품에 투영해 왔다. 그의 시에서 주로 다루는 테마는 언어의 한계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 등이다. 섬세한 감성과 감각적인 시어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혀 온 장 시인은 현대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반세기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흐름을 구축한 시인들의 방문은 광주시민들에게 희망과 치유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12·3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혼란과 분열이 아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기 전 가장 어두웠던 시대를 글로 사유했던 이들의 강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1960년대 전후 사회적 혼란과 1970년대 정치적 억압,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쟁취 과정 등 한국 현대사의 격변 속 각자의 시선과 철학을 시로 펴냈던 이들을 주마다 차례대로 소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년째 운영 중인 ‘테마가 있는 인문학’은 주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철학, 문학, 역사, 예술 수업 등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돼 지역 문화 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첫해인 지난 2023년에는 철학, 문학, 역사, 서양음악사 등 4개 과목을 총 36회에 걸쳐 진행했다. 시 수업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쓴 시를 제출하고 합평을 통해 퇴고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시집 ‘어쩌다 피는 꽃’을 출간했다. 또 남구 푸른길도서관과 남구청 복도에서 시화전을 개최해 주민들과 작품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영화, 시 창작, 수채화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한국의 젊은 시인 5인(김경주, 손택수, 고영민, 이재훈, 신동옥)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남구 관계자는 “최근 노래 교실, 춤, 요가 등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넘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수업 참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테마가 있는 인문학’ 강의는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참가 신청 및 관련 내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광주 남구 열린행복과 인문도시팀(062-607-2641)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