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SF의 새로운 척도…미래 세계로 현대 사회를 꿰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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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SF의 새로운 척도…미래 세계로 현대 사회를 꿰뚫다
[신간]너의 유토피아
정보라│래빗홀│1만7500원
  • 입력 : 2025. 01.30(목) 13:36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너의 유토피아
대한민국 SF 문학사를 새로 쓴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이 화제다. ‘너의 유토피아’는 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지난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이다.

앞서 지난 10일 세계 3대 SF문학상으로 알려진 필립 K. 딕상 후보작에 포함돼 화제를 일으킨 이 책은 암담한 세계의 모순을 들춰내면서도 더 나은 세계로의 성장을 다룬다.

이 소설집은 1912년 ‘일제가 망해도 우리만은 영생불사’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설립된 연구소의 98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생불사연구소’, 식인병이 창궐한 지구를 떠나 ‘노아의 방주’를 타고 우주를 헤매는 여정을 보여주는 ‘여행의 끝’ 등 총 여덟 편의 소설로 구성됐다.

정 작가의 소설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정교한 스토리텔링보단 거친 문체와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특유의 몰입감이 특징이다. “장르소설은 대중소설이고, 재밌어야 하며 교훈을 의도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작가의 철학과 의도가 이번 소설집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특히 대담한 상상으로 그려낸 미래 세계의 이야기는 현대를 관통하는 주제와 의식이 결합해 깊은 사유를 남긴다. 치졸하고 암담한 세계에서 서로를 보살피며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 모두에게 울림을 선사한다.

한편 정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대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등을 펴내며 국내 SF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영문판이 발간된 ‘너의 유토피아’는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며 국내 SF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