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유용·갑질로 해임된 별정우체국장…법원, “해임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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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공금 유용·갑질로 해임된 별정우체국장…법원, “해임 정당”
재판부 "공금 임의로 사용한 것은 사실"
  • 입력 : 2024. 12.23(월) 17:04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예산을 임의로 사용하고 직장내 갑질을 한 별정우체국장에 대한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2-3부(이민수·김정숙·이상현 부장판사)는 화순군 소재 별정우체국장 A씨가 전남지방우정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남지방우정청은 자체 감사 결과와 검찰 수사에서 A씨가 일부 공금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예금모집수당을 착취한 점 등이 적발되자 지난 3월 해임 처분했다.

별정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인이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업무 수행을 하는 곳으로 임직원의 경우 준공무원 신분에 해당한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우체국에 비치된 사랑의 열매 불우이웃돕기 성금함에 모인 300여만원 상당을 전임 국장에게 보내거나 퇴직 직원에게 위로금으로 건네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직원들에게 지급된 예금모집수당을 현금으로 반납하게 해 740여만원을 착취하고 우체국 예산으로 화장지를 구입한 뒤 고객에게 되팔은 혐의도 받았다.

이외에도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육아휴직 사용에도 압박을 가했으며 특정 정당 권리당원 가입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은 우정청이 ‘업무상횡령죄를 수사해달라’고 제출한 고소장을 토대로 일부 혐의에는 불기소 처분을, 일부 혐의에 벌금 100만원의 약식 벌금형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직원들에게 반환받은 수당을 찬조금이나 고객 경조사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징계 사유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징계 사유가 사실이더라도 해고 사유가 성립되지 않아 해임 처분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에게 성금에 대한 횡령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더라도 성금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은 존재하고 개인의 실적으로 인정된 예금모집수당을 현금으로 반납받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고 육아휴직 사용에 대해 부당한 요구와 인격 비하성 발언 등으로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의 직위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원고의 발언 내용, 수위 정도 등을 보면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우정청의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