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 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전날(3일) 밤 10시 23분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경찰은 같은날 밤 10시 50분부터 국회 외곽문을 폐쇄하고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출입을 막았다”며 “국방부는 전날 밤 11시 48분부터 4일 오전 1시 18분까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 또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무장한 계엄군은 국회의사당 정현관과 후면 안내실을 통해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고, 4일 0시 34분 국회의사당 2층 사무실 유리를 깨고 물리력을 행사해 의사당 안으로 난입했다”며 “우원식 의장은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의결로 계엄군의 철수를 강력히 요구했고 계엄군은 4일 오전 1시 11분 철수를 시작해 2시 3분 국회 경내에서 전원이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국회의사당 창문을 파손해 진입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했다.
국회 사무처는 이날 부터 “국방부 직원, 경찰 등에 대해 국회 청사 출입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국회에서 비상 대기하기로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밤은 유독 길었지만 국민도 국회도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보여준 하루였다”며 “이제 다시 새로운 하루다. 지금의 국가적 혼란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할 생각”이라며 “국회 본회의 등 시급한 현안을 제외한 일정도 전면 취소했다. 비상한 시기인 만큼 한치 흐트러짐없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에게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박태서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에 따르면, “우원식 의장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 간에 통화가 10시45분부터 10시53분까지 8분 남짓 이뤄졌다”며 “통화는 오전 9시40분쯤 주한미대사관 측에서 (먼저) 희망했고 의장실이 이에 응하면서 성사됐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필립 대사에게 “국무회의에서 계엄해제를 의결했지만 현재 우리 정치적 상황이 한반도 안보에 위기를 초래해선 안 된다”며 “각별한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국회는 현 상황 관련 국민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대응을 유지할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량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필립 대사는 “한미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 한국의 현재 상황을 지속적으로 팔로우 업(follow-up)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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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