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독보적 국제 미술행사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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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독보적 국제 미술행사 자리매김”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장
30년 담은 ‘청춘 비엔날레’ 발간
‘민주·인권도시’ 정체성 차별화
“전시관 등 도시 인프라 확충을”
  • 입력 : 2024. 09.04(수) 18:0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소장이 광주비엔날레 30년 역사를 되돌아 본 ‘청춘 비엔날레’를 펴냈다. 조 소장은 광주비엔날레가 여러 악조건을 극복하고 독보적인 국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 했다고 평가했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를 넘어 아시아 아트씬이 현대미술로 확장돼 가는데 큰 족적을 남겼어요. 흥행, 내용 등 여러 방면에서 30주년에 걸맞는 이벤트가 되길 바랍니다.”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소장이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및 제15회 행사 개막을 앞두고 그동안의 발자취를 엮은 ‘청춘 비엔날레’를 발간했다. 조 소장은 지난 1996년부터 2018년까지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전시부장,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긴 시간 동안 그 현장을 마주한 인물이다.

그는 “광주비엔날레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도시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정체성을 확립, 단계적 발전을 거듭했고 ‘비엔날레’ 이름을 건 국내 30여개 행사 중 독보적인 위치를 이룩했다”고 평했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광주비엔날레 출범 배경부터 역대 수장, 전시, 반향 등을 설명하며 30년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한다.

조 소장은 “어느날 갑자기 광주에 비엔날레가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국제미술행사를 광주에 유치하고 30년 동안 이어나가는데 고군분투한 인물들과 사건이 있었다”며 “햇수로 23년, 광주비엔날레는 내게 청춘의 현장이었다. 앞으로도 이어질 광주비엔날레 역사에서 한 시절을 비추는 기록으로 소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는 미술관을 벗어난 전시연출로서 ‘한국에서도 현대미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충격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조 소장은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 표현, 소재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낯선 경험이 가능해졌다. 1990년대 외국을 나가야만 경험할 수 있던 생소한 아트씬이 광주라는 지역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전통 남도미술이라는 틀이 깨지고 이른바 ‘비엔날레 키즈’가 출현했다. 청년, 신진 작가를 포함한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일반 시민들까지 비엔날레를 경험하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근 상하이, 베이징, 요코하마 등에서 치러지는 비엔날레와 비교해서도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색깔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측면에서 압도적이다”며 “대부분의 역대 예술가들도 초기 전시기획단계부터 5·18민주화운동에서 출발한 민주, 인권, 공존, 연대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광주에 접근하곤 했다. 서울, 부산과 비교해서 관광·교통 인프라가 전무한 악조건에도 광주에서 비엔날레 열려야 하는 이유였고, 결과적으로 세계 미술인의 주목을 이끈 성공사례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앞으로의 30년에 대해서는 △교육·연구사업 확대 △아카이빙 작업 △전문지 발간 등 세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조 소장은 “현재 비엔날레는 행사 개최 시기에 맞춰 단기 성격의 전문기획자 양성과정 교육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광주 대표 아카데미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30년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망한 아카이빙 사업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광주비엔날레를 감상할 수 있는 ‘상설관’이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30주년을 기점으로 새 전시관 건립 등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대표 비엔날레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도시의 인프라가 확충될 필요가 있다”며 “광주미술의 외연 확장을 거듭하고 국내외 현대미술 현장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자리하게 된 것처럼, 앞으로도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도 미술에 대한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문화 다양성과 상상력, 창의성을 넓혀가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