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특수 “글쎄요”…지역상권 기대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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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파리올림픽 특수 “글쎄요”…지역상권 기대감 ‘뚝’
26일 개막 불구 상가 분위기 ‘썰렁’
축구 등 인기종목 예선 탈락 영향
7시간 시차 걸림돌… 관심 떨어져
치킨·주점 등 “매출 상승 없을 것”
  • 입력 : 2024. 07.21(일) 18:34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축제가 진행되면 매출 증대 효과를 보는 치킨집 등 외식업 종사자들이 인기 종목 탈락 등의 원인으로 인해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의 한 먹자골목.
지구촌 축제인 ‘2024 파리올림픽(7월 26일~8월 11일)’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림픽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축구 등 구기종목에서 대거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파리 현지와의 시차도 크게 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외식업계의 ‘올림픽 특수’ 기대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치킨집과 주점 등 지역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과 올림픽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게 되면 치킨집 등 외식업계 등의 매출 상승효과가 크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외식업 경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11월 20일~12월 18일) 당시 11월 기준 전체 외식업 매출액은 11조555억원으로 전월 대비 1595억원(1.4%) 줄었지만 치킨 전문점의 외식업 매출액(배달 제외)은 전월 대비 6.3% 증가했다. 간이 음식 포장 판매 역시 전달과 비교해 5.8% 늘었다.

aT는 치킨집 등 일부 업종 매출 증가 원인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및 한국 축구 국가대표 조별리그 경기’를 꼽았다. 2022년 11월 당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해 겨울철 재유행이 시작된 시기였으나 외식업계는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파리올림픽을 앞둔 외식업계는 기대에 들뜬 모습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올림픽 기간을 맞아 ‘반짝 특수’ 대비에 분주했겠지만 이번 올림픽에는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단체 구기종목이 본선 진출에 무더기 실패한 원인이 크다. 한국은 축구, 농구, 배구 등 인기가 많은 구기종목들이 예선 탈락해 여자 핸드볼만 본선에 진출했다. 또 야구는 파리올림픽 경기종목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144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여기에 7시간에 달하는 파리 현지와의 시차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역 자영업자들은 ‘올림픽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광주 서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안모(43)씨는 “구기 종목 등 인기 종목이 대거 탈락해 이번 올림픽은 특히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하다”며 “주변 지인들만 봐도 ‘올림픽 열기’를 느끼는 사람이 거의 없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외식 문화가 축소되고 고물가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 역시 자영업자들이 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씨는 “인기 종목 경기가 진행되면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보는 경우가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매출이 하락해 피해를 보기도 한다”면서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야구 경기가 열리면 이곳 먹자골목은 매출이 하락한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려면 인기 종목의 주요 경기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류우정(56)씨도 “축구 등 구기종목으로 봤을 때 원래 올림픽은 월드컵에 비해 인기가 덜한 편이지만 한일전이나 4강, 결승 등 주요 경기가 있을 때는 ‘반짝 특수’를 기대해 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구기 종목이 전부 탈락한 데다 새벽 등 늦은 시간에 경기가 진행돼 특수를 노릴 수 없다. 외식업 종사자에게 스포츠 대회는 흔치 않은 기회이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류씨는 “월드컵 등 국내 팀이 펼치는 주요 경기가 있을 때 실제로 매출이 2~3배 정도 상승했다”며 “이번에는 배달 음식을 시켜 집에서 경기를 즐기거나 친구·가족들과 모여 근처 술집에서 함께 경기를 보는 분위기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