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재사용 이어 폭염·장마…‘식중독’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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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음식물 재사용 이어 폭염·장마…‘식중독’ 불안 확산
북구 식육식당 잔반 재사용 ‘충격’
고온다습 기후 먹거리 안전 비상
남원 초중고 대규모 식중독 발생
교육청, 학교 급식 위생 특별점검
  • 입력 : 2024. 07.08(월) 18:23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25일 오후 광주 북구 중흥동 한 음식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식품위생법령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북구는 관내 유명 식육식당에서 음식 재사용 논란이 빚어지자 식육을 취급하는 음식점 417곳을 비롯해 일반음식점 5000여곳에 대한 전수 위생 점검을 추진키로 했다. 뉴시스
최근 광주 북구의 한 식육식당에서 음식물 재사용이 적발된 데 이어 연일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식중독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의해 광주 북구 용두동의 한 식육식당에서 음식물을 재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방송에는 손님이 먹고 남은 김치와 양념 등을 다시 모아 양념통에 넣는 등의 모습이 공개됐다.

관할 지자체인 북구의 긴급 점검 결과 해당 식당에서 잔반 재사용, 유통기한 만료 식자재 보관, 냉장창고 위생 상태 불량 등의 위반 사항이 적발돼 지역 외식업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폭염이 이어지고 본격 장마철에 접어들며 식중독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식중독은 식품 섭취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과 유독물 등이 발생하는 감염성·독소형 질환을 의미한다. 미생물 번식과 식품 변질이 쉬운 고온다습한 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토, 멀미,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4~5일 정도 증상이 동반되며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탈수, 혈변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전남지역 식중독 발생 건수는 광주가 △2021년 11건(50명) △2022년 6건(40명) △2023년(잠정) 11건 (906명)이며, 전남은 △2021년 13건(145명) △2022년 13건(81명) △2023년(잠정) 11건(169명)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여름철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김현기(25)씨는 “최근 광주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복통에 시달려 수일간 통원 치료를 받았다”며 “지난달 광주 한 식당의 잔반 재사용 보도에 이어 외식 후 배탈 등으로 고생하게 돼 여름철 음식 섭취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본격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외식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음식점 업주들은 여름철 식자재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서구에서 10여년간 배달음식점을 운영해 온 A(55)씨는 “북구 식육식당의 보도를 보며 외식업계 종사자로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음식물을 재사용하는 일부 비양심적인 업주 때문에 손님들의 불안이 생겨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장마철에 접어들어 제품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식기류 및 매장 내 청결, 위생 상태 유지·관리에 더욱 힘쓰고 있다. 손님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도 여름철 식중독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 건강위생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 광산구 배달업체발 대규모 식중독 발생과 북구 식육식당 음식물 재사용 사건 등 지역 내 식품 위생 관련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치구 등과 협의해 중점적으로 관리·예찰하고 있다”며 “식중독 등 질병과 관련해서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해 신고 접수 시 유관기관 협력·역학조사 등을 통해 추가확산을 방지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시민들의 먹거리 안전과 건강 관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북 남원시에서는 1000여명 규모의 식중독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오후 5시 기준 남원지역 초·중·고교 24곳의 식중독 의심 환자가 103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북 남원 전체 초·중·고교생(6823명)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학교가 함께 납품받은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돼 해당 업체의 모든 제품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유통·판매가 중단 조치됐다.

광주·전남교육청에서는 학교 급식 위생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동부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지난 3~9일 장마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특별 점검단을 구성, 학교를 방문해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식중독 예방의 경각심을 높였다”며 “아직 관내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 사례 등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모든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철저한 위생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