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설립 두고 '동서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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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전남 국립의대 설립 두고 '동서갈등' 격화
미선정 지역 보완대책 마련 공언에도
김진남 의원 삭발…투쟁 수위 높여
최정훈 의원 "의료비용 유출 심각"
서 의장 "소통 통한 사업진척 시급"
  • 입력 : 2024. 06.03(월) 17:01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지난달 31일 김진남 도의원은 순천대 정문 앞에서 열린 ‘순천대 의대 유치 촉구 천막농성 출정식’에서 삭발식을 감행했다. 전남도의회 제공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두고 목포시와 순천시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동서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전남도는 “모든 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으나 갈등을 봉합하기엔 충분치 않아 보인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달 30일 내수경제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순천 웃장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김 지사의 방문에 순천시의회 의원들은 전남 국립의대 공모 방식을 철회하라는 피켓시위에 나서며 항의했다.

다음날인 5월31일 더불어민주당 순천(갑)지역위원회는 국립순천대학교 정문 앞 광장에서 전남도의 단일 의대 공모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순천대 의대 유치 촉구 천막농성 출정식’을 강행했다.

이날 김진남 도의원은 삭발을 단행하며 투쟁의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나 전남도가 졸속으로 큰 그림 없이 도민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순천대 의대 신설 및 유치를 위해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온몸을 바칠 각오로 삭발한다”고 밝혔다.

순천시의 태도에 목포 출신 최정훈 의원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3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제1차 정례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목포는 1990년 5월부터 34년간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활동에 나섰다”며 “2022년 기준 인구 차이로 인해 서부권의 총 진료인원이 18만명 적으나, 관외 진료 인원은 동부권에 비해 3만명이 많고 관외진료비도 1조1140억원으로 2171억원이 더 많이 지출되는 등 관외 의료비용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9년 교육부에서 진행한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용역’ 결과에서 비용편익비율이 1.7로 높게 나왔다는 점, 서부권이 동부권보다 경제력이 열약하다는 점을 들어 주민들의 건강권 확보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의과대학이 목포대에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 또한 3일 전남 동부권 반발을 부르는 전남 국립 의대 공모와 관련해 집행부의 진솔한 소통을 강조했다.

서 의장은 3일 열린 제381회 1차 정례회 개회사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 임기 내 전남 의대 신설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는 것”이라며 “각자의 지역 발전을 위한 마음에 동서 지역갈등이 벌어졌으나, 이로 인해 전남 의대 신설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우려하며 소통을 통한 사업 진척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전남도 조석현 의대기획팀장은 “순천시는 정부나 교육부 등에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렇게 진행될 경우 선정된 지역에만 모든 혜택이 집중된다. 이는 전체 도민의 건강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전남도로서는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다 함께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천(갑)지역위원회는 오는 26일까지 한 달간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순천대 의대 유치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등 전남도의 단일 의대 공모 계획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설 예정이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