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지원>광주교육 ‘학자협치학교’에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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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지원>광주교육 ‘학자협치학교’에서 배우다
문지원 광주 고실중 1년 학부모
  • 입력 : 2024. 05.23(목) 17:37
문지원(광주 고실중 학부모)
꼬마 아이가 어색한 포즈로 서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독립기념관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인데 날짜가 적혀있지 않아도 그 당시에 갔던 여행의 즐거운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 때는 아이가 너무 어려 그곳이 어디인지 모를 것 같은데 사진 속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을 보며 시간을 되짚어 보는 모습에 기회는 이때다 싶어 중학생이 된 아이와 언제 이렇게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망설임없이 지원하였습니다.

그 때의 여행이 모두 기억나지 않지만 유독 독립기념관을 갔던 것을 아직도 기억한다는 것은 8살 꼬마에게 엄청난 감동이었기에 그 때의 감정을 다시 꺼내주고 싶었나 봅니다.

그렇게 버스에 몸을 싣고 지난 5월11일, 2024 광주교육 학부모 자녀 협치학교 ‘자녀와 함께하는 역사문학탐방’을 출발합니다.

20여 분의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광주 북구 중외공원 안의 시립미술관 옆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풀내음이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안중근 의사상과 숭모비였습니다.

그렇게 자주 다녔었던 이곳에 평소 존경하는 위인이었던 안중근 의사의 애국혼이 깃든 동상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보며 우리 지역의 가까운 곳에 숨은 국립현충시설의 존재를 이제야 알았음에 무지한 자신을 탓하고 이렇게 좋은 곳을 찾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가 얼마나 역사를 하찮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25년간 사라졌던 전국 제1호 안중근 의사 숭모비의 전모 등 처음 듣는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감사와 존경심으로 이제부터라도 잘 기억해 두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전남도의 서재필기념관, 생생한 태백산맥의 문학관, 백범 김구 선생 은거지 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와 문학의 배경지를 다니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록을 아무리 잘해 놓아도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것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잘 정리된 기록을 기억하려고 애쓴다면 그 기록은 보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유적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 한 번쯤 방문하여 기억하려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이는 이번 탐방으로 학교에서 수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배운 것 같아 뿌듯했고 빛나는 역사의 현장 속에 내가 살고 있는 빛고을 광주가 ‘지켜냄의 역사’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인지 스스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예향 광주답게 문학과 독서가 일상처럼 되었으면 합니다.

만약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이런 경험을 망설이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상상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기에 머뭇거리지 말고 신청하시라고 감히 추천합니다. 광주시교육청의 ‘학자협치학교’는 이번이 제1회로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