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소방대원 등이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의 실종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사고가 발생한 여객기는 착륙 직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직후인 1분 뒤 구조요청 신호를 관제탑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류 충돌 후 엔진 화재와 랜딩기어 고장으로 비상 착륙 방식인 동체 착륙을 시도했으나 감속을 충분히 못해 활주로를 이탈, 외벽을 충격 후 폭발했다. 꼬리 날개를 제외한 동체 대부분은 불에 탔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나서는 등 비상 대응 태세를 가동했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여객기 기체는 활주로를 이탈해 주변 시설물인 외벽에 충돌하며 반파됐고 폭발이 발생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보잉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사무장 2명, 일반 객실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한국인 승객은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잠정 분류됐다.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랜딩기어(바퀴)를 내리지 않고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착륙을 시도했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8시 20분께 착륙 준비 도중 지상 200m 상공에서 새 떼와 충돌해 우측 엔진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기장은 1차 착륙을 시도했지만,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복행(Go Around)하고 상공을 선회했다. 하지만 엔진 계통 악화로 인한 전자·유압계가 먹통이 됐고,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자 끝내 ‘동체 착륙’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조사팀은 여객기 참사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국토부 조사위는 여객기의 조류 충돌 여부, 랜딩기어 등 기체 결함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또 관제탑과 CCTV, 여객기 내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 등을 확보해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전남경찰도 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고 수습과 신속한 사망자 신원 확인에 주력한다. 전국과학수사요원과 검시조사관 131명을 추가 지원해 사망자 신원 확인을 지원한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