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보건소가 구청 리모델링 공사로 보건소 사무실을 옮기면서 보건증 검진 등 진료 업무가 중단된 가운데 보건소 사무실 문 앞에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3일부터 전국 246개 보건소와 1341개 보건지소에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비상진료체계 강화를 위해 공중보건의사 파견이 시작된 이후 보건기관 공백 발생을 우려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23일부터 비상진료대책 일환으로 모든 의료기관에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면서 보건소와 보건지소는 제외했으나 경증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를 통해 상담·진단·처방 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보건소와 보건지소 의사들은 섬·벽지나 원거리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도 경증·만성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광주 동구 지역민은 이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구청 리모델링 공사로 동구보건소 사무실은 이전한 대신 진료 장비는 옮기지 않아 진료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동구는 지난해 12월 도로 확장을 위해 동구보건소가 입주해 있는 구청 별관동 일부를 철거했다. 왕복 4차로인 동구청 앞~조선대 정문 사거리 구간(375m) 도로 폭을 20m에서 30m로 확장하고, 국토부 주관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위한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따른 조치다. 도로 확장 공사 부지에 지상 1~4층 규모(연면적 6500㎡) 별관동 일부가 포함되면서 도로 방향 1~4층 760㎡ 일부가 철거되는 중이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로 건물 출입을 전면 통제하면서 동구보건소 사무실은 본관이나 서남동 주민센터로 8월까지 임시 이전했다. 다만 이동이 까다롭고 큰 비용이 발생하는 의료 장비 등은 옮기지 않아 진료 업무와 예방접종, 건강검진, 한방치료 등 일부 업무는 물론 비대면 진료 또한 중단됐다.
진료 중단 사실을 모른 채 동구보건소를 찾는 시민들은 소득없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시민 김모(68)씨는 “가격이 저렴해서 일반 의원보다 보건소를 자주 찾는다”며 “어제부터 코로나19에 걸린 것처럼 몸이 떨려 보건소를 찾았는데 문이 닫혀 있을 줄 몰랐다. 아픈 몸을 이끌고 보건소도 겨우 왔는데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의료대란 속 보건소 진료 공백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구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운전면허 적성검사 등을 포함해 진료 업무가 중단된 상황으로 여건상 비대면 진료도 못하고 있다”며 “행정업무는 그대로 하지만 진료는 중단돼 인근 개원의 등 일반 병원으로 가시도록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