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드라마 세트장 지진 취약, 용도 전환 경제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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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주몽 드라마 세트장 지진 취약, 용도 전환 경제성 낮다"
나주시민권익위, 전문가 점검·토론회
  • 입력 : 2024. 04.07(일) 13:45
  • 나주=조대봉 기자
나주 영상테마파크 2성문 중간성 옆 성루누각(도자기 공방 윗편)이 시설물 노후화로 붕괴했다. 뒤로 보이는 고구려궁도 건출물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독자 제공
‘주몽’ 촬영지 나주영상테마파크 내 고구려궁 드라마세트장 보존 논란이 ‘구조물 내진 안전성’과 ‘유지예산 투입 대비 경제성’ 평가에 무게 중심을 둔 분석 결과가 나오면 최종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드라마세트장은 전남도가 추진하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박물관과 연계해 ‘재활용 존치’를 주장하는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설 보존을 통한 용도 전환을 촉구하는 철거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7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2일 나주시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구조전문가 현장 점검·토론회에서 다수의 전문가는 지진에 취약한 고구려궁 세트 하부의 내진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건축법을 엄격하게 적용받는 건물이 아닌 드라마 촬영 목적으로 지어진 가설 건축물의 한계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전문가 현장점검에서 나주시가 20여년 전 세트장 건립 당시 먼 안목으로 박물관 등 다목적 다중 집합시설로 활용하려 했다면 지진 하중 내진 설계를 반영해야 했지만 가설 건축물 수준의 내구성만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드라마 세트장을 보존하거나 타용도로 전환하기 위해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내진 보강 공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입 예산 대비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 의견이 나왔다.

현장점검·토론회에는 ‘세트장 철거 반대 입장’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김인수 ㈜삼한에이택 대표(건축공학석사)를 비롯해 ‘나주시 추천’ 조철희 한국구조안전연구원 대표(구조공학박사), 노성열 ㈜한국건설 전무(구조공학박사)가 참여했다.

여기에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나주시민권익위원회가 추천한 천득염 전남대 건축과 명예교수,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고구려궁 세트장을 현장 답사하고 상부 목재 구조물과 하부 콘크리트 구조물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나주시 추천 전문가들은 고구려궁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용도로 건축된 시설물로 박물관이나 기타 전시·집회 시설로 사용하기 위해선 현행 건축법에서 규정한 구조 설계 기준에 따른 내진 보강 등 전체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 냈다.

세트장 건축물 점검 결과 하부 철골조 구조물에 상부 목재 구조물이 얹혀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지진 하중을 고려한 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지진 발생 시 안전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시민권익위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추천한 조창근 교수도 지진 하중의 중요성과 더불어 상·하부 구조물 안전성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반면 시민단체 추천으로 토론에 참석한 김인수 대표는 “목재 기둥 밑에 철골구조가 일렬로 서있어 하중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세트장 목재는 내화 인증 성능을 받았고 본래 한옥은 내진에 강하게 지어진 건물”이라고 반론을 폈다.

나주시민권익위는 오는 16일 정기회의를 열어 고구려궁 세트장 존치·철거와 관련된 정책권고안을 결정하고 시에 제출할 방침이다.

정책권고안이 법적인 효력을 지닌 강제성은 없지만 시민권익위의 주된 역할 가운데 ‘갈등관리사업’ 등을 안건으로 상정해 실질적인 해법을 행정에 시정 권고한다는 점에서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주영상테마파크 일원에 들어설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남도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정신 계승을 위해 전시·체험·교육 공간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30일 착공하면 2025년 말까지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 일원 부지 36만3686㎡(11만평), 연면적 6884㎡ 규모로 건립된다.
나주=조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