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에 일제강점기 근대 건축물을 리모델링한 ‘타오르는 강 문학관’이 내년 3월 개관한다. 나주시 제공 |
나주시는 지난 12일 소설 ‘타오르는 강’ 저자인 문순태 작가와 ‘타오르는 강 문학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문학관은 ‘홍어의거리’라 불리는 나주시 영산포에 위치한 예향로에 둥지를 튼다. 기존 나주시 소유로 주민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됐던 한 근대 건축물 가옥을 리모델링해 문학관 건물을 마련한다. 본래 일제강점기에 나주 지역에서 가장 많은 농토를 보유했던 일본인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의 가옥이었으며 소설 ‘타오르는 강’의 시대 및 공간적 배경이 일맥상통해 적임지로 꼽혔다.
나주시는 문학관에 문순태 작가의 작업실을 구현하고 소설 ‘타오르는 강’의 육필원고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문순태 작가가 개인 소장한 문학 관련 서적 3000여권을 기증해 이를 비치할 도서실도 마련된다. 나주시는 문학관을 적극 활용해 주민들을 위한 문예창작 교실과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다채로운 문학행사을 열겠다는 복안이다.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전 9권)’은 영산강과 영산강 유역 중심도시인 나주시 영산포를 무대로 쓴 작품으로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고향과 한(恨)의 민중사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한국문학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비세습제가 폐지된 1886년부터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궁삼면(영산포·세지·왕곡) 농민운동사건을 비롯해 △한말의병 △동학운동 △1897년 목포 개항 △1912년 호남선, 1913년 국도1호 개통 등 나주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식물, 음식, 복속, 풍속, 토박이 말 등을 엿볼 수 있는 것 또한 소설의 주요한 특징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문학관을 통해 지역민에 문학적 감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인문학적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피드백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순태 작가는 “문인 양성은 물론 영산강 르네상스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순태 작가는 담양 출신으로 2006년 고향인 담양군 가사문학면 생오지 마을로 귀향, 재단법인 생오지문예창작촌을 설립하고 후진을 양성에 전념, 41명을 문단에 등용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1965년 현대문학 시 추천과 1974년 한국문학에서 소설 ‘백제의 미소’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등단했다. 전남일보 초대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냈으며 한국소설문학작품상, 문학세계작가상, 이상문학상특별상, 채만식문학상, 송순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도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