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회의록 공개 의무 안지킨 광주 동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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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회의록 공개 의무 안지킨 광주 동구의회
작년 11월부터 회의록 게재 멈춰
사무감사·예산안 등 알 길 없어
5000억 추경 앞두고 깜깜이 의정
동구의회 인력난 호소… 1인 담당
  • 입력 : 2023. 04.03(월) 16:11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광주 동구의회가 지난 11월에 열린 임시회 이후 회의기록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고 있어 ‘깜깜이 의정활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29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광주 동구의회 제공
제9대 광주 동구의회가 출범 이후 5개월째 의정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의회 회의 기록 등은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하는 게 의무다. 동구의회는 수개월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3일 동구의회에 따르면 9대 의회가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는 의정활동이 공개됐지만 11월 이후 회의기록과 제·개정 조례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법과 각 구의회의 규칙에 따르면 ‘비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의장이 인정하거나 의회에서 의결한 사항’ 이외에는 회의록을 모두 공개하도록 돼 있다

동구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의록은 지난해 11월4일 이후 전무하다. 의회가 활동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동구의회는 지난해 11월22일 제297회 제2차 정례회 등 지난달까지 3차례 임시회를 진행했다.

또 동구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펼치고, 2023년도 본예산 심의, 구정 주요 업무 보고까지 진행했다. 그런데도 해당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타 의회와도 비교된다. 광주시의회는 물론이고 북구·서구·남구·광산구의회는 현재까지 모든 회의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시의회, 남구의회, 북구의회는 본회의 등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시의회와 서구의회, 광산구의회는 영상회의록 등을 올려 주민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유독 동구의회만 회의 생중계, 영상회의록은커녕 전자회의록까지 올리지 않는 깜깜이 의정활동을 고집하고 있다.

동구의회는 ‘인력난’이라고 해명한다. 동구의회는 그동안 회기가 열릴 때마다 기간제 아르바이트생을 새로 뽑아 회의기록을 정리했다. 동구의회는 연간 8번(정례회 2번·임시회6번)의 회기를 갖는다. 지난번 정례회의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못했고, 회의기록을 담당 공무원 혼자서 정리하다 보니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지난 11월 열린 정례회에는 아르바이트생이 구해지지 않아 회의 정리가 늦어졌다. 정례회의 경우 한달 정도 회기가 이어지고, 사무감사 등 일정이 많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라며 “정례회는 보통 기간제 직원을 3명 정도 뽑아서 정리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서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시의회와 북구·서구·남구·광산구의회는 회의록 관리 전담 직원을 2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뒀다.

필요에 따라 기간제 아르바이트생을 1명에서 3명까지 구해 회의록을 작성한다. 같은 세금으로 운영 중인데 다른 곳은 적극적으로 직원을 운용하는 반면, 동구의회만 유독 소극적이다.

반면 의회 관계자들은 ‘회의록 작성이 주민들의 알 권리와 직결’된 만큼 전담 인원을 두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광산구의회 관계자는 “정례회의 경우 길게는 한 달 가까이 회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혼자서 다 정리하려면 시간이 오래걸린다”며 “임시회도 회기는 짧지만 5분발언, 조례안 심사 등이 있다. 필요에 따라 기간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만, 회기는 거의 매달 있어서 전담 인력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심쩍은 부분은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듣고, 전문용어는 검색해가며 회의록을 작성한다”며 “회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회의록 정리만 신경 써도 벅찬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김민수(28)씨는 “회의록도 없고, 생중계도 안하니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알 방법은 현장 방청뿐인 상황이다”며 “회기는 평일 오후에 열리는데 어떤 주민이 방청하러 의회까지 가겠나. 결국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