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로 돌아가지 못한 왜가리 |
영산강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었다.
갖가지의 초목들 사이에서 들꽃들이 난무하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 부럽지 않는 풍경이다.
무엇을 찾아가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닌 지금 이 발길이기에 좋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언제부턴가 이런 들녘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게 변하기 마련이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일하는 사람이 들어있는 풍경이 그립다.
양어장이 있었다.
물고기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가리 한 마리가 설치해 놓은 실 덫에 걸려 죽어 있었다.
인간의 먹이를 탐낸 댓가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애잔하다.
그 왜가리는 살기 위해서 몰고기를 잡아 먹어야만 했고,
양어장 주인 또한 살기 위해서 그 물고기들을 지켜야만 했을 것이다.
생존의 경쟁이 치열한 세상이지만
우리 인간도 살고 다른 생명체도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은 어디에셔 찾을 수 있을까.
둥지로 돌아가지 못한 왜가리 한 마리를 남겨두고 떠나는 발길에
한 줄기 바람만이 무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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