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자치 CEO·임택> 지역도서전에서 인문의 향연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오피니언

자치 CEO·임택> 지역도서전에서 인문의 향연을

임택 광주 동구청장

게재 2022-09-22 12:55:15
임택 동구청장.
임택 동구청장.

지난 여름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동구 인문학당을 찾은 주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본채에서는 아바(ABBA), 김광석, 비틀즈, 퀸(QEEN)의 대표곡을 LP판으로 듣는 '다락방 음악여행'이 참가자들을 7080 추억여행으로 이끌었다. 공유 부엌에서는 올바른 채식 먹거리와 요리법을 배울 수 있는 '기후밥상'이 참가자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비건 셰프 겸 채식 약선요리 연구가와 함께 만드는 표고강정, 콩치킨, 병아리콩 샌드위치 등은 폭염으로 잃었던 입맛까지 되살릴 정도로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 동구 주민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동네명인 3인방을 모셔 다도(茶道)와 전통한과를 즐기고, 1980년 5월을 기억하며 그들의 삶과 오래된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때에 따라 상시 운영되는 5·18 특별전, 어린왕자 특별전, 시민책방, 포엠 콘서트 등은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던 주민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공간이 주는 세월의 흔적과 기억은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인문적 경험을 제공해준다. 동구가 1954년 건립된 동명동 근대가옥을 철거하는 대신 리모델링해 문을 연 인문학당은 개관 8개월 만에 동구를 대표하는 상징 공간이자 인문 사랑방이 됐다.

이렇듯 민선7기 출범 이후 줄곧 '인문도시'를 지향해온 동구는 인문학당 이외에도 지난 4년 동안 생활 속 인문정신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방적인 관(官) 주도 사업을 지양하는 대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과 연관된 콘텐츠를 매개로 하는 강좌,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적극적인 주민 참여를 이끌어냈다. 책으로부터 개인과 공동체 위기 모색과 도시공동체의 운영방식에 관한 지혜를 얻고자 하는 동구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제대로 적중한 것이다.

주민 인문역량 강화를 위한 '책 읽는 동구', 동·서양철학뿐만 아니라 육아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인문대학 운영', '인문동아리 지원', '인문산책길 조성' 등 인문도시 기반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마을과 사람의 흔적 등 삶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인문자원을 수집, 발굴하고 기록하는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책 읽는 동구', 동구의 인물 및충장로 오래된 가게 발간 등 '인문원형 발굴사업', 생애출판사업, 행복한 책마을 조성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관내 학교와 도서관, 독립책방 등과 협력해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구민독후 활동을 지원하는 등 책을 함께 읽고 성찰하며 주민들의 인문지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올해의 책 도서공모전'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백여 명이 응모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전국 규모의 순회 행사로 치러지고 있는 '한국지역도서전' 6번째 개최도시로 광주 동구가 선정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동구 인문학당과 푸른길 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도서전은 주민들은 물론 전국 출판인들이 모여 전시, 강연, 북 아트 마켓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인문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유홍준 교수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오는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그동안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한 학문으로만 여겨지며 외면받아 오던 인문학이 서서히 주민들 생활 속 깊숙이 스며들며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동구민에게 인문은 자신도 모르게 흥미롭고 유익하게 다가와 아는 만큼, 느낀 만큼 보이게 될 것이다. 아동, 청·장년, 어르신 등 세대 간의 통합, 문화와 예술, 인문이 결합한 '인문 르네상스 동구' 실현이 머지않았다. 오는 9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동구 곳곳에서 열리는 '2022 광주동구 한국지역도서전'에서 인문으로 꽃 피운 가을 정취를 제대로 한번 느껴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