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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없는 e스포츠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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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없는 e스포츠 만들어주세요"

게재 2022-09-19 13:03:21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달리기 등으로 경쟁할 수는 없어도, 게임 안에서는 치열하게 싸울 수 있어요. 오히려 더 잘하기도 합니다. 게임 속 세상은 공정해요. 우리에게 e스포츠는 '현실의 스포츠'입니다."

지난달 18일 장애인 e스포츠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20대 시민의 말이다. 지적장애 3급을 앓고 있는 그는 장애인들의 늘어나는 관심과 달리, 아직 광주에서는 '장애인 e스포츠'에 대한 교육이나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에 전문적으로 배울 시설이나 직업으로 키울 수 있는 연계 과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시민의 말처럼, 장애인들의 e스포츠 참여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 263만3000명 중 44.6%가 컴퓨터 e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휴대폰·콘솔 등까지 더하면 약 80%까지 치솟는다.

이들이 e스포츠 활동을 하는 까닭으로는 △스트레스 해소 △심리적 만족감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 증진 △인지능력·신체적 발달 향상 등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응답자 중 상당수(65%)가 'e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이들을 위한 사회·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상태다.

'e스포츠 활용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장애인 프로그램·교육 부족 △시설·장소 부족 등이 가장 큰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e스포츠 장애인 프로그램·교육 부족'은 '중요 개선 방향'으로 분류됐다.

실제로 전국 177개 특수학교 중 e스포츠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총 29개소(16%)에 불과하다. 또 교내 e스포츠 동아리 등 관련 활동이 있는 학교는 15개소뿐이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은 함평·영암 두 곳에서 운영하는 e스포츠 동아리가 유일하다.

국회에서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4월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산업 전체에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도모한다. 그러나 현재 어떠한 진전 없이 소관위 심사에 머물러 있다.

과거에 비해 시대는 급변했고 인간의 '삶의 질'은 상당 부분 상승했다. 그러나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 서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와 관련,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누구나 게임 이용 가능한 환경과 참여할 수 있는 시설 그리고 이들을 위한 교육 마련이 절실하다"며 "타 지역은 이미 장애인 e스포츠가 굉장히 활발하다. 광주·전남도 인프라가 충분하기 때문에 행정당국의 지원·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취재를 통해, 지역 장애인 체육회·e스포츠 협회 등이 추후 '장애인 e스포츠'에 대한 교육·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제 변화만이 남았다. 'e스포츠 메카 호남' 도약을 위해서라도 이 과정은 진지하고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차별과 장벽이 없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e스포츠 생태계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