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100일, 지역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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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100일, 지역은 없었다
尹, 취임 100일 국정 성과·구상 밝혀 ||균형발전·초광역구축 등 언급 전무 ||공공기관 시즌2 등 로드맵 내놔야
  • 입력 : 2022. 08.17(수) 16:42
  • 서울=김선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정 성과와 구상 등을 밝혔지만, 정작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내용은 빠져있어 현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시대'가 헛구호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TV로 생중계된 회견에서 약 20분에 걸쳐 100일간 새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대한 성과를 밝혔다. △청와대 개방 및 대통령실 용산 이전 △대통령실 개편 및 민정수석실 폐지 △한미동맹 등 국제사회 연대 △민간주도형 경제 정책 △집값과 전세값 안정 △탈원전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산업 육성 △방산 수출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사문화 정립 등이다. 지난 100일간 무엇을 했는지 국민에게 알리는 시간이었는데, 이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정책들이 주를 이뤘다. 이어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했다.

하지만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견에선 지역은 없었다. 100일간 추진해 온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와 성과 어디에도 '지방시대' 실천을 위한 구상과 정책이 언급되지 않았다. '우주시대'에 대한 비전과 계획은 있었지만, '지방시대'는 담겨 있지 않았다. 지방이 소외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직인수위 지방균형발전특위 위원을 맡았던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수위가 채택한 균형발전 정책들이 발표된 후 100일동안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면서 "윤석열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시행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같은 기구가 새롭게 인적 구성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균형 발전이나 지방분권은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오는 9월에 출범하는 지방시대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권 초기에 균형발전의 확고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역에선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초미의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이날 회견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여전히 안갯속인 탓에 정치권의 입김이나 지역 이기주의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않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균형발전, 지방분권, 초광역 지방정부 구축 등을 거쳐 명실상부한 지방시대로 나아가려면 새정부 초기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연설에 지역을 특정해서 발표하지는 못했지만,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마다 지역의 정책이 다 녹여져 있다고 이해해 달라"면서 "내달 부터 윤 대통령께서 직접 지방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계획이 예정돼 있고, 순차적으로 새 정부의 지역 정책의 구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은 이날 '분골쇄신'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쓴소리도 경청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 대통령은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며 "법인세제를 정비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해 반도체, 우주, 바이오 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며 "반도체 핵심 전문인재 15만명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사 문제와 관련해선, "법과 원칙 속에서 자율적 대화와 협상을 통한 선진적 노사 관계를 추구하고, 노동시장 양극화와 이중구조 문제 역시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선,"국민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며 "어떤 조직과 정책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