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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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무안국제공항의 현실
  • 입력 : 2022. 01.16(일) 16:41
  • 홍성장 기자

무안국제공항은 한 때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 불리는 수모를 겪었다. 텅텅 빈 활주로에 인근 주민이 수확한 고추를 말리면서다. 무안공항은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거론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기도 했다.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따가운 여론의 비판도 끊이질 않았다.

그래도 2007년 개항 이후 항공기 운항 편수는 물론 이용객도 꾸준히 늘었다. 공항 주변 여건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호남고속철도도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무안공항 경유'가 최종 결정됐다. 무안공항을 지나는 호남고속철 완공은 2025년, 얼마 남지 않았다. 무안공항 진입도로도 4차로로 확·포장 되면서 접근성이 한층 개선됐다. 더 많은 국제노선 취항을 위해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도 추진되고 있고 여객터미널 리모델링, 주차장 증설 등 편의시설 확충도 추진 중이거나 추진될 예정이다. 외형상 국제공항으로서 손색없는 면모로서의 무안공항의 미래다.

이젠 현실을 보자. '코로나19'가 깨우쳐준 무안공항의 현실은 암담할 뿐이다. 물론 항공업계에 코로나19는 악몽 그 자체였고, 모든 공항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유독 무안공항의 지난 2년을 '암담'하다고 한 이유가 있다. 지난 2년 공항 이용객 통계다.

지난해 무안공항의 이용객은 고작 3635명이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 상에 올라온 '확정통계' 자료다. 1월부터 3월, 그리고 10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통계상 무안공항 이용객은 '0명'이다. 6개월을 통째로 문을 닫은 무안공항이다. 무안공항보다 이용객이 적었던 곳은 전국 15개 공항 중 사천공항이 유일했다. 시설 등 규모 면에서 사천공항과 무안공항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터. 사실상 지난해 무안공항은 국제공항뿐만 아니라 공항으로서의 위상도 무너졌던 유일한 곳이었던 셈이다. '암담'했던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서도 오히려 이용객이 늘어난 공항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객을 위한 노선을 늘리면서다. 하지만 유독 무안공항 만이 있던 국내선 노선마저도 사라지면서 사실상 강제 휴장을 해야 했다. 아무리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암담한 현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