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급성 녹내장을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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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갑자기 추워진 날씨, 급성 녹내장을 조심하자
●도움말=밝은안과21병원 윤길중 원장||자각 증상 없고 초기 발견 어려워||갑작스런 추위…급성녹내장 원인||예방이 가장 중요…안압 관리 필수
  • 입력 : 2021. 11.23(화) 11:08
  • 노병하 기자
백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바로 알아차리기가 어렵고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야 불편함을 느끼고 병원을 찾게 된다.

그래서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도둑'이라고도 한다. 녹내장은 추운 날씨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는 우리 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갑작스러운 추위에는 급성녹내장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눈 질환 발생확률 높아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녹내장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그 이유는 기온이나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 날씨의 특징 때문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에 혈류 변화나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면 안개가 낀 듯 앞이 뿌옇게 보이고 물체가 어른거리며 주변부부터 서서히 안 보여 시야가 좁아지다 심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녹내장은 크게 만성녹내장과 급성녹내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성 녹내장은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 대부분이 만성 녹내장에 속할 만큼 흔하다. 만성 녹내장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증상을 꼽으라면 두통, 메스꺼움 및 구토, 피로감과 눈 속 이물감, 안구가 단단해진 느낌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흔히 지나쳐 버리거나 '피곤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하기 쉬워 녹내장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때문에 시력이 급격히 저하돼 스스로 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시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반면 급성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확실하다. 짧은 시간에 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구토 증세, 극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또한 눈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뇌에 문제가 있나 싶어 신경과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MRI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면 급성 녹내장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적어도 1년에 1~2차례 정도는 안과를 내원하여 안압검사, 전방각경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같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4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며, 특히 -6 디옵터 이상인 고도근시 환자들은 30세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압 낮추는 노력이 필요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녹내장 치료는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막고 안압을 낮추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안압을 낮추는 일반적인 치료방법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방수의 유출을 증가시켜 안압을 떨어뜨리는 안약이나 방수의 생성을 감소시켜 안압을 떨어뜨리는 경구약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약물을 사용해도 안압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거나 급성 녹내장의 경우에는 레이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가 자유롭게 순환할 수 있게 해주는 레이저 홍채 절개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만성 녹내장은 레이저로 전방각을 넓게 하여 방수가 잘 배출되게 해주는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녹내장 최신 수술기법인 젠(XEN) 녹내장 스텐트 수술을 통해 수술시간을 최소화하고 안구 내부 손상이나 안구 표면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특히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빈도도 낮아 수술이나 부작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녹내장, 완치는 불가 예방이 중요

사실상 완치할 수 없는 녹내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서 작업을 하거나 과격한 근력 운동을 하게 되면 안압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물구나무서기나 윗몸일으키기 같은 행동은 피하고 목이 조이는 옷이나 넥타이 등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안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행동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어두운 밤에 엎드린 자세로 스마트폰을 오래 하는 경우 동공이 커진 상태로 안압이 올라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 밖에 다량의 카페인 섭취도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빼놓을 수 없는 겨울 야외 스포츠들이 있다. 하얀 눈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비롯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스케이트장이나 썰매장과 같은 곳이다. 또는 눈이 아니라도 겨울에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추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영하의 날씨에는 외출이나 야외활동 할 때에는 털모자·귀마개·마스크·장갑 등을 착용해 따뜻한 옷차림으로 급격히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양의 음료를 한꺼번에 마시는 습관도 안압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자리를 줄이는 것이 좋겠지만 꼭 참석해야 한다면 한 번에 술잔을 비우기보다 여러 번 나눠 마시는 것이 눈 건강과 숙취 예방에 좋다.

녹내장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다.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은 눈에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40대 이상은 의무적으로 검진 받고 관리 받아야 오래 건강하고 밝게 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