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예약 '고생길 '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서석대
백신접종예약 '고생길 '
  • 입력 : 2021. 07.22(목) 16:53
  • 편집에디터
이기수 사진
50대들이 최근 천불이 나고 복장이 터지는 경험을 했다.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예약을 하면서 질병관리청 예약 사이트가 번번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지난 19일 오후 53~54세 예약때 사전예약 누리집 마비 사태는 정점을 찍었다. 대상자수는 150만명인데 이에 4배에 이르는 600만명이 동시 접속을 해서다. 지난 12일 55~59세 사전 예약 시작일에는 최대 예약 대기자수가 100만~120만명, 14일 예약 재개일에는 300만~320만명에 달했다고 코로나19예방접종 대응추진단측은 폭주가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추진단은 일주일전 시스템 먹통이 되자 문제 해결을 위해 50~54세 예약을 53~54세와 50~52세로 일정을 세분화했음에도 외려 가장 많은 대기자가 몰린 셈이다. 수시간여동안 예약 시스템 마비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질병관리청이 갖춘 시스템이 동시 처리할 수 있는 접속 건수가 30만 정도인데 접속자가 몰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질병관리청은 19일 당시 서비 4대로 대응하다 시스템이 버벅대자 서버를 10대로 늘린 뒤 예약을 재개해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이번 일은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다 '시민들의 자구 노력'이 겹친 결과물이다. 12일과 14일 접속자가 몰린 경험이 있었음에도 서버 확충에 소홀히 한 것은 잘못이다. 시스템 멈춤 선례는 접속 과잉을 불러온 요인이 됐다. 53~54세 예약때 해당자들은 이날 자신이 보유한 휴대폰과 노트북 ,PC 등 통신장비와 자녀와 지인 등 인력을 총동원해 예약에 나선 것이다. 이들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많은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야 자신이 원하는 날 예약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어차피 현 예약시스템상 다른 사람보다 빨리 예약해야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접종받기 편리한 병원을 선점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가급적 예약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인 개통 직후에는 예약을 피해달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은 현실감이 많이 떨어진 이야기다. 물론 이번 50대들이 백신 접종 예약을 하면서 겪은 불편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마치 명절 귀성· 귀경길이 '고생길'인 것과 같아서다. 도로는 평상시와 그대로인데 한꺼번에 귀성· 귀경길에 오르는 차량이 급증하면 교통 체증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국토부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명절 연휴 특별교통대책을 마련해 이제는 '고생길'이라는 딱지를 뗐듯이 시민들의 백신 접종 예약이 고생길이 되지 않도록 예약시스템을 완비해야 한다. 이번 일이 빚어진 근본적인 이유가 정부가 백신 확보를 선제적으로 못한데 있는 만큼 백신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