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총괄 콘텐츠 디렉터 김홍탁의 '인사이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 알박기 선점일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오피니언

총괄 콘텐츠 디렉터 김홍탁의 '인사이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 알박기 선점일까?

게재 2021-06-27 16:03:03
김홍탁 총괄 콘텐츠 디렉터
김홍탁 총괄 콘텐츠 디렉터

이를테면, 2022년 어느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과 위화도 지역을 '골든 플라토'(Golden Plateau)라 명명하고 이 지역을 제2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프리젠테이션을 받는다. 워낙 대규모의 프로젝트라 글로벌 펀드가 조성됐고, 그 펀드의 70%는 알리바바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Y컴비네이터를 주축으로 한 사이버펑크들과 이스라엘의 테크놀로지스트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참여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중국의 스타트업을 대거 이곳 골든 플라토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알리바바가 골든 플라토에 적극적인 펀딩공세를 펼치자 아마존과 알리바바 중 유통 플랫폼 선정에 고심하던 김정은은 최종적으로 알리바바를 선택했다. 중국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동시에 미국 바이든 정부에 대한 압박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할 수 없는 지리적 군사적 위상을 가진 터라 캐스팅보트는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정은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의 수위를 지켜보면서 계속적인 조율을 해나가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와 더불어 김정은은 전세계 IT기업의 데이터 저장소를 골든 플라토로 유치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저장소보다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고 평균기온이 낮으며 거대 IT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를 주요 포인트로 삼았다. 더불어 당분간은 이 분야에 대한 관세를 없애 수많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이 지역을 IT 플래닛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선 아이슬란드 정부를 통해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은 북한에 전면적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장착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오래 잠궜던 문호를 개방하고 전세계의 IT고수들을 북한 개발에 참여시키고 있다. 1, 2년 안에 장마당에서 이뤄지는 지역경제는 그 지역 특성에 맞는 블록체인 시스템에 탑재되며, 이를 기반으로 빠른 시일 내에 금융, 의료, 교육, 예술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뿌리내리면서 평양을 블록체인 수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 블록체인 기업인 미국의 Securrency와 바이낸스 NFT에서 전반적인 컨설팅 및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원산 해변을 라스베가스에 버금가는 컨벤션과 엔터테인먼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업체를 물색 중이었는데, 중국 완다그룹의 적극적인 펀딩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완다그룹은 라스베가스의 개발 전문가들이 설립한 컨설팅펌에 기획을 맡겼으며 한류 콘텐츠에 대해선 CJ엔터테인먼트와 MOU를 체결했다. 원산 컴플렉스의 디자인은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덴마크의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에게 맡겨졌다. 건축설계 및 디자인에 평양종합건축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계약 조건에 명시했다. 이는 건축학교를 졸업한 김정은의 관심사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통신 사업권은 미국의 AT&T 가 남한의 SK 텔레콤과 컨소시엄을 이루어 따냈다. 초창기 단독 입찰을 고려했던 AT&T는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남한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나진, 선봉을 국제 물류의 허브로 공동개발키로 합의하고 인접한 훈춘과 블라디보스톡의 도시재개발에 착수했다. 중국은 또한 북경-단동-신의주-평양-서울로 이어지는 고속철도 개발권을 따냈고 이를 위한 실무조사에 착수했다. 군수산업의 전반적인 재구조화에 대해선 현재 러시아와 극비리에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이런 풍경이 근미래에 북한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픽션이지만, 우리가 목메어 부르던 통일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동서독의 통일처럼 국토와 정부와 통치권이 물리적으로 합쳐지는 통일을 기대하긴 힘들어졌다. 이미 이번 문재인정부에서 통일은 '평화와 번영'이라는 키워드로 대체됐다. 지난 2018년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에도 키워드는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이었다. 2018년 이후 세 차례 성사됐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와 국제공조를 향한 일련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 이러한 픽션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해 봤다.

북미, 북중관계의 정치적 변수가 가져올 남북관계의 변수를 쉽사리 점칠 수는 없겠지만, 이제 북한의 문호개방은 남북통일을 향한 첫걸음이라기 보다는 북한 경제의 글로벌화를 실험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북한은 우리 민족의 혈이 이어진 영토라기 보다는 전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몰려들 제3의 영역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 및 기업을 장바구니에 담을 것이다. 독재국가이기에 원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에 도약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공로로 남북정상의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노벨 경영학상이 있다면 김정은에게 돌아갈 공산도 있다. 2관왕 을 넘본다.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불러왔던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이제 '우리의 소원은 알박기'로 바뀔 처지가 됐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글로벌 알박기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남북통일의 미래 #글로벌알박기 전쟁 #평화와 공동번영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