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정찬호> 최저임금 논쟁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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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정찬호> 최저임금 논쟁에 부쳐
정찬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
  • 입력 : 2021. 06.10(목) 16:14
  • 편집에디터
정찬호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
6월도 어김없이 내년 한 해 동안 적용될 노·사 양측의 최저임금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소득 대비 생계비 지출이 월 17만5000원 적자"라며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통한 소득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최저임금투쟁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측 중소기업중앙회는 사용주 과반 이상이 동결이나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업종별로 차등 지급하거나 최저임금 영향이 높은 현장의 실태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사 입장차가 크고 멀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나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올해 최저임금은 1.5%가 인상된 8720원이며 1년 남은 임기에 공약을 지키려면 올 최저임금의 14.67% 즉 1280원 이상이 인상돼야 한다.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매년 5월 한달 동안 편의점, 마트, 음식료점, 경비원, 청소원 등 취약계층과 중소제조업 600여개 샘플링에 대해 '광주지역 최저임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최저임금 준수율은 처음 조사했던 4년 전 70.6%에서 올 해는 86.8%로 높아져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넓어져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소년 알바가 많은 편의점의 경우 준수율이 60%대에 머물고 있어 당국의 관리감독이나 사업주측 준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가계소득 변화'에 대해 43.3%가 감소했다고 답을 해 민주노총의 저임금노동자 생계비 17만5000원 적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감원'의 경우 마트 37.2%에 이어 카페·식당 식음료점이 21.2%로 높게 나와 대면 업종의 큰 충격을 접할 수 있었다. '2022년 최저임금액'에 대해 노동자의 경우 1만원이 가장 높았으며 서비스업종 사업주의 경우 동결 주장이 많아 중소기업중앙회의 주장을 뒷받침해 줬다.

최저임금 논쟁 중에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 난다는 주장이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53만 명이다. 이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규모는 137만 명으로 25%를 차지한다. 고용원이 없는 75%의 자영업자는 인건비를 주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 하고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고용원이 없는 다수의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늘어나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이 없고 오히려 소비가 늘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보고서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은 일자리 축소와 최저임금 인상불가론에 묻히고 만다. 최저임금 논쟁에 있어서 바로 잡아야 할 것들이다.

최저선이라는 최저임금조차 미달 되는 노동자가 319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15.9%에 이른다.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인상액이 16.4%로 가장 높았던 2018년도 미달자 비율은 15.5%였고 최저임금이 10.9% 오른 2019년 미달자 비율이 16.5%로 1%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높은가, 낮은가의 문제로 판단하기 어려운 점 또한 최저임금논쟁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최저임금을 업종별이나 지역별로 차등을 두자는 주장 또한 노동의 가치를 무슨 잣대로 비교하자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생활보장을 위해 최소한을 법령으로 강제규정 한 것이다. 목적과 취지에 맞는 논쟁이길 바란다.

최저임금은 법령에 따라 8월5일까지 확정 고시해야 하나 오는 30일까지 시한인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 의결로 사실상 종료된다. 남은 20일 동안 최저임금 공방은 더 뜨거워지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저소득층 가계소득 감소를 메우는 것에서부터 출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