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김영집> 어디 메르켈 같은 리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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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김영집> 어디 메르켈 같은 리더 없나?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 입력 : 2021. 05.05(수) 16:06
  • 편집에디터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리더가 필요하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요청된다. 그 리더는 겸손, 책임, 혁신의 자질과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지난 보궐선거와 여당의 당대표 선거, 그리고 서서히 무르익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두고 군웅들이 할거하는 시대를 보며 지금 우리 시대에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또 우리 지역사회는 정말 제대로 된 리더십이 있는 것인가를 돌이켜 보게 된다.

공자는 논어 옹야편에서 '옹(雍:중궁)은 임금의 자리에 올라 백성을 다스릴 만한 사람(가사남면, 可使南面)이다'고 말했다. 가난해도 공경함을 잃지 않고, 신하를 부릴 때는 널리 포용하고, 노여움을 옮기거나 남을 원망하는 것을 삼가고, 옛 허물을 마음에 새기지 않는 행실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한 마디로 관홍간중(寬洪簡重), 즉 포용력이 있고 대범하며 간결 소탈하고 중후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주변에 시장 지사나 국회의원, 기관장 등 수많은 리더들 속에서 이런 관홍간중의 리더십을 찾기 힘들었다. 저마다 자기 능력을 과신하여 겸손하지 않은 정치인들이 대부분이고 큰 뜻을 내세워서 사람들을 단결시키는 대범한 리더를 지역사회에서 만나기 어렵다. 말이 많을수록 간결한 실행이 없고, 내외에서 인정할 만한 중후한 품격을 가진 리더들이 부족한 현실이다.

얼마 전 8000만 독일인들은 6분간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18년간 집권했던 메르켈 총리와 작별인사를 했다. 한 러시아인은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 이렇게 썼다. '18년 통치하는 동안에 위반과 비리는 없었다.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영광스러운 지도자인 척하지 않았고 자신의 앞선 사람들과 싸우지 않았다.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 사진 찍히려고 베를린 골목에 나타나지 않았다.'

겸손, 청렴, 성실, 책임, 간소함, 혁신이라는 리더의 자질이 모두 모아진 듯하다. 앞서 공자가 말한 관홍간중의 리더십과 같다. 그래서 메르켈은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독일인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프랑스에 존경하는 지도자 한 분이 있다. 프랑스 상원의원이자 국제사이언스파크 명예회장이기도 했던 피에르 라피테 교수다. 60년대 후반 파리공과대학 교수였던 라피테 의원은 휴양도시였던 발본느라는 도시에 '과학과 문화, 지혜가 어우러지는 미래도시'인 소피앙티폴리스를 만들자는 제안을 언론에 기고했고, 끊임없는 중앙정부에 대한 설득과 지역사회를 이 목표로 단합시키는 리더십을 통해 세계적인 혁신도시 소피앙티폴리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비전을 제시하고 이 목표를 향해 기획하고 실행하고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능력을 발휘한 리더십이 작고 피폐해져 가는 도시를 세계적인 연구소와 기업들이 집중한 혁신도시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리더는 한마디로 '목적과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리더를 찾고 있다. 그것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만들어 내는 리더가 아니고 여야당의 당리당략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리더십도 아니다. 공자가 말한 옹(중궁)과 같은 관홍간중의 리더를 찾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와 같은 리더를 부르는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도 변화와 혁신으로 정체상태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이 요청되고 있다. 광주니 전남이니 나누어 갈등하는 소지역주의의 벽을 뚫고 피에르 라피테 의원같은 비전과 실행으로 지역발전을 성공시킬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우리 지스트도 새로운 리더십을 위한 진통 중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