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석유류 급등에 물가 들썩…3년8개월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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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농축산물·석유류 급등에 물가 들썩…3년8개월 만에 최대↑
통계청, 2021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파 가격 270%↑·달걀 36.9%↑ 오름세 지속 ||월세 0.7% 올라…6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 ||생활물가지수 2.8% 올라 43개월 만에 최대 ||"물가 오름세 지속…하반기에는 안정될 것"
  • 입력 : 2021. 05.04(화) 11:00
  • 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 상승하며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 등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과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더해져 상승 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100)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4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9월(1.0%)을 제외하고 0%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올해 2월(1.1%)부터 2개월 연속 1%대를 보이더니 지난달에는 2%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보인 건 2018년 11월(2.0%)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3.1% 상승하며 전체 물가에 1.04%포인트(p) 기여했다. 채소류 가격이 전년보다 19.3%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17.9% 상승했다. 파 가격이 전년보다 270% 올랐으며 사과(51.5%), 쌀(13.2%) 등의 가격도 상승했다.

달걀(36.9%), 돼지고기(10.9%), 국산 쇠고기(10.6%)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11.3% 올랐다. 다만 수산물은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파는 생육부진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이지만 전월로 보면 출하지역이 확대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면서 "계란은 AI가 잦아들기는 했지만, 산란계가 부족해 여전히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2.3% 오르며 지난해 1월(2.3%)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13.9%), 경유(15.2%), 자동차 LPG(9.8%) 등 석유류 가격이 13.4%나 껑충 뛰었다. 이는 2017년 3월 14.4% 상승한 이후 최대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 난방비(-2.6%) 등이 내려가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4.9% 하락했다.

서비스물가는 1.3% 올랐다. 정부의 무상 교육 정책 등으로 고등학교 납입금(-100%)이 줄면서 공공서비스는 1.0% 하락했으나 개인서비스가 2.2% 올랐다. 특히 외식 물가가 1.9% 오르면서 2019년 6월(1.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공동주택관리비(4.4%), 보험서비스료(9.7%) 등이 오르면서 외식 외 물가도 2.5% 상승했다.

집세는 1.2% 올랐다. 2017년 12월(1.2%)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한 셈이다. 전세는 2018년 4월(1.7%) 이후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인 1.6%를 보였다. 월세는 2014년 10월(0.7%)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0.7%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상승 폭은 2017년 9월(2.8%) 이후 최대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상승하며 3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4% 상승하며 2개월째 1%대를 지속했다. 2018년 11월(1.4%)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1.1% 올라 2019년 2월(1.1%) 이후 2년 2개월 만에 1%대를 회복했다.

어 심의관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과 경제 심리 개선 등으로 공급·수요 측면에서 모두 상승 요인이 있고 지난해 1분기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어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달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2분기 일시적 물가상승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확산되지 않도록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중심으로 안정적 물가관리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정부는 비축·방출, 수입 확대, 할인쿠폰 행사 등을 통해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조기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유가·곡물 등 원자재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업계 소통·지원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시장감시도 병행하는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