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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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회귀 본능
최동환 문체부 부장
  • 입력 : 2021. 01.18(월) 14:19
  • 최동환 기자
최동환 문체부 부장
동물이 일정한 주거와 산란·육아의 장소로부터 멀리 떠나갔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회귀성(回歸性), 회귀 본능(本能)이라고 한다.

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동물은 꿀벌, 전서구, 연어다. 특히 사람들이 연어를 떠올릴 때는 다소 감상적이 된다. 연어는 태어난 강에 방류하면 며칠 안에 바다에 나가 연안에서 2, 3개월 지난 뒤 알래스카와 베링해를 거치는 이역만리 타향을 떠돌다가 4년 뒤에는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분신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독특한 생의 순환은 경이롭다. 연어가 바다에서 하천으로 올라와 생을 마칠 때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감동 그 자체다.

최근 프로축구계에선 베테랑 선수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연어처럼 친정팀으로 속속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베테랑 수비수 이한샘(31)은 지난 13일 친정팀 광주FC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12년 드래프트 1순위로 광주에 입단한 이한샘은 경남을 거쳐 강원, 아산 경찰청, 수원FC 등에서 활약하다 올시즌 친정팀이자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수원FC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면서 주가를 높인 그는 친정팀 광주의 영입 제안에 응했다.

신진호(33)와 신광훈(34)도 올겨울 나란히 자신들이 데뷔한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친정팀으로 복귀하는 이유는 구단과 선수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은 은퇴가 다가오는 나이에 이적을 선택한다면 자신이 익숙하고 잘 아는 팀에서 마무리하는 게 낫다. 구단 입장에선 젊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베테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친정팀으로 돌아와 마지막 선수 인생을 마감하려는 이들의 올시즌 활약을 기대해 본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