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행 트렌드 키워드.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관광업은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업종이지만 인간의 본능만큼이나 강렬한 '유랑욕구'가 존재하는만큼 관광은 형태를 변해가며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국내여행이 각광받고 있고, 대도시보다는 소도시, 소도시보다는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한적한 시골마을이 코로나19시대에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백신개발로 인해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신축년, 국내 관광흐름은 또 어떤 변화를 보일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1년 국내 관광 흐름을 7가지 단어인 '비트윈(B.E.T.W.E.E.N.)'으로 요약했다. 균열(Break)·위로(Encourage)·연결(Tie)·어디든 관광지(Wherever)·강화(Enhance)·기대(Expect)·주목(Note)의 의미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3년 동안의 유튜브와 이동통신, 카드 자료 등을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심리 변화가 여행 시장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개년의 거대자료를 비교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비트윈'은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불안함과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한 기대감, 그 사이를 뜻한다.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 각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균열(Break)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산업의 변동을 의미한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현안이 등장한 이후 여행정보 공유와 여행콘텐츠를 소개하는 움직임이 감소하는 등 기존 여행 산업이 중대한 변화 속에 놓여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유튜브 콘텐츠의 여행 관련 핵심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여행관련 핵심어 중 해외여행과 여행정보 공유 관련 핵심어 점유율은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이에 반해 국내 관광지 소개 관련 핵심어 점유율은 6% 증가했고 '온라인 여행', '한 달 살기' 등 새로운 형태의 여행에 대한 언급이 증가했다.

위로(Encourage)는 위로를 전하는 일상 속 소소한 치유 여행이 증가를 뜻한다. 많은 이들의 심신이 지쳐있는 최근, '치유'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목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위해 떠나는 소소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제목과 설명글의 여행 관련 전체 핵심어 중 '치유', '일상여행' 주제의 단어 비중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중 비대면 및 치유와 관련된 '야영(캠핑)'에 대한 언급량이 전년 대비 특히 증가했다.

연결(Tie)은 '더욱 끈끈해진 인근 지역과의 연결망'으로 해석된다. 숙박을 포함한 장기여행보다 '유명 카페 방문', '쇼핑'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간 여행이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인접 지역으로의 이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든 관광지(Wherever)'라는 키워드는 어느 곳이든 내가 있는 곳이 여행명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행 관련 유튜브 영상 제목과 설명글의 핵심어를 분석한 결과, 기존 수도권 중심의 유명관광지보다 붐비지 않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국내 섬 지역, 지방 소도시 등 색다른 여행지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고 있다.

강화(Enhance)는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여행이 강해지는 경향을 반영했다.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과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유대감이 강한 동반자와의 여행이 선호되고 있다. 여행 동반자는 주로 가족, 연인, 친구 등이며 유튜브 여행콘텐츠 소개 관련 댓글을 분석한 결과, 동반자와 관련해 친구, 영유아, 가족, 반려동물 등에 대한 연관 단어 수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Expect)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여행에 대한 갈망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실제 여행을 즐기지는 못하는 상황 속에서 여행에 대한 갈증이 잠재적 수요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에 게재된 '온라인 여행', '대리만족', '방구석 여행' 등과 관련된 영상 수와 해당 영상의 평균 좋아요 수를 측정한 결과 해당 핵심어 언급량은 전년 대비 21%, 평균 좋아요 수는 57% 상승했다.

주목(Note)은 변화의 사이 속, 주목받는 새로운 여행 형태를 뜻한다. 급작스러운 사회 현안 속에서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여행의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증가해 업무공간의 제약이 사라짐에 따라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호텔 재택' 등 일상과 색다름을 병행할 수 있는 여행 유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여행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무착륙 여행' 등 대체 상품이 기획되고 있다. 또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 지난해 4분기 '한 달 살기', '호텔재택', '무착륙 여행' 관련 핵심어 언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40% 급증해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