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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24>발해(渤海)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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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24>발해(渤海)의 땅

게재 2020-10-22 13:07:46
우수리스크 발해성에서
우수리스크 발해성에서

고구려 유민들이 망국의 한(恨)을 딛고 다시 세운 나라가 발해(渤海)다. 하지만, 그 또한 대가 끊긴 폐허 위로 천 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남아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무언가 남아 있기를 기대하는 그 자체가 모순일 것이다. 지금은 남의 땅이 되어버린 그곳에서 잡초속의 토성(土城)들의 흔적과 주춧돌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무엇을 보여주자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느낌을 전달하는 것에 무게가 있기에 허허로운 벌판에 서서 들풀에게, 나무에게, 그리고 지나가는 바람에게 말을 건다.

연해주 우수리스크 지역의 발해성터에서 솔빈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다. 찾아가는 여정만으로도 즐겁고, 황량한 벌판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언저리에 울림이 남는다. 하지만, 그 흔적 앞에서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감상에 젖어 보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빼앗긴 들녘이나 잃어버린 왕국을 찾아 나서자는 것 또한 더더욱 아니다. 잃어버렸거나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 못 다한 사연과 감추어진 진실이 있다면 귀를 기울여서 과거를 통해 미래의 꿈을 키워 나가자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