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군이 추석 연휴 관광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진도로 진입하는 휴게소에서 발열 검사장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다.진도군 제공 |
전국 17곳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A업체는 추석 연휴 기간 제주, 홍천, 단양을 제외한 모든 지점의 객실이 마감됐다.
평년 명절기간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나서서 성묘나 귀성까지도 만류하는 분위기임을 감안한다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현상이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강남 229번)가 다녀가 밀접 접촉자 60여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까지 진행했던 진도군의 한 호텔 역시 이미 사전 마감이 다 된 상태다.
전남의 주요 관광지 목포, 여수도 같은 상황이다. 당연히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이어지는 추석 연휴와 관련해 이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성묘나 귀성에 대한 다양한 자제 권유와 고속도로 통행료 부과, 엄격한 성묘 절차 등의 지침을 내린 상태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취식을 금지하고 모든 메뉴는 포장만 허용하도록 했다. 여기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95곳에 1000여명 방역요원을 배치하는 등 도로 분야 방역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9일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강원도와 제주도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 숙박 예약이 늘고 있다. 사람들 붐비는 관광지에서의 접촉은 감염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추석이 감염 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고향 방문과 여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강하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인구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추석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29일부터 10월4일까지 이동인구는 총 2759만명으로 예측된다. 하루 평균 460만명이 이동하는 셈이다.
또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제주도에 19만8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남 지역 주요 관광지 숙박시설도 예약이 꽉 찼다.
목포의 한 호텔 관계자는 "30일부터 하루 예약 건수가 100건이 넘어간다"며 "10월 첫 주는 남아있는 객실이 없다. 성수기로 분류돼 이용 금액은 30만원 내외다"고 말했다.
또 여수의 한 호텔 관계자도 "현재까지 추석 연휴 기간 객실 예약이 80% 정도 진행됐다. 이 역시 곧 마감될 듯하다"고 말했다.
당연히 관광지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특히 전남의 경우 최근 들어 간신히 확진수가 잡히면서 안정기로 전환하는 상태여서 더욱 긴장하는 표정이다. 불특정다수의 관광객이 몰릴수록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전남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대비해 시·군 지자체들이 특별방역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진도군의 경우 관광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진도로 진입하는 휴게소에서 발열 검사장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다.
목포시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대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고 비상연락체계를 24시간 유지한다.
전남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축제를 전면 취소하는 등 올해는 관광 수익을 아예 포기하면서 지역 감염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관광객 대부분이 주로 호캉스 족으로 추정되니 외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주요 관광지에 발열체크, 거리두기 등을 준수하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불안을 넘어 분통까지 터트리고 있다. 목포에 거주 중인 이강원(38)씨는 "지난 휴가기간에도 불특정대상에게 감염사례가 많았는데, 이번 추석 연휴에도 깜깜이 환자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를 넘어 강력하게 외출 자체를 자제하도록 권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28)씨도 "정부 권고에 따라, 타지역으로 이동을 안하기로 결정했는데 타지역 관광객이 목포에 몰린다면 내 결정이 의미가 있나 싶다"며 "서로 조심해야 할 시기에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