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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 졸다 낭떠러지로!" 피말리던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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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 졸다 낭떠러지로!" 피말리던 30분

완도 고금서 일가족 탄 차량 추락
추가 추락 우려, 경찰 ‘맨몸’ 구조
운전자, “졸음운전” 최초 진술

게재 2020-09-20 16:48:17
지난 16일 오후 6시57분께 완도군 고금면의 마을 앞 해안도로에서 A(33·여)씨와 딸 2명(1·6세)이 탑승한 승용차가 30m 아래로 추락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16일 오후 6시57분께 완도군 고금면의 마을 앞 해안도로에서 A(33·여)씨와 딸 2명(1·6세)이 탑승한 승용차가 30m 아래로 추락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차가 바닷가로 빠져버렸어요, 지금 나무에 걸려있는 것 같아요!"

지난 16일 오후 6시57분께 완도 고금파출소에 다급한 신고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완도군 고금면 장항리 마을 입구에서 승용차가 바닷가로 이어지는 낭떠러지로 돌진했다는 내용이었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심각한 상황에서 고금파출소 석정돈 경위(46)와 이종원 순경(34)은 소방에 공조 요청을 함과 동시에 5분 만에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당시 출동했던 두 사람에 따르면 1세, 6세 딸아이 2명과 함께 마을로 진입하던 A(33·여)의 승용차가 해안도로 30m 아래로 추락한 상태였다.

더욱이 석 경위와 이 순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저문 후였다. 그나마 추락 지점 반대편에서 겨우 확인한 차량은 좌측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나무덩쿨 등에 간신히 걸쳐있었다.

석 경위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고 차량이 나무에 걸친 채 좌전도 되어있어 추가로 추락위험이 있고 119가 원거리에 위치해 현장까지 도착하는데 오랜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됐다"고 아슬아슬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급박한 상황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석 경위과 이 순경은 일단 나무넝쿨을 붙잡고 60도가량 경사진 언덕을 내려갔다.

다행히 1세 영아는 카시트에 앉아있고, 6세 아이와 운전자 역시 안전밸트를 착용하고 있는데다 모두 의식이 있었다.

석 경위가 1세 영아를 가장 먼저 품에 안고 올려가려 했을 때, 마침 현장에 도착한 운전자의 남편과 레카차 기사, 소방대원들이 줄을 지어 구조에 참여했다.

그렇게 피를 말리는 아슬아슬한 30분이 지났다. 천만다행으로 아이들과 운전자 모두 차 안을 빠져나왔으며 가시덤불에 6세 아이의 이마가 조금 찢어지기는 했지만, 그 외 부상 없이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사 결과 차안의 일가족은 장항리 마을 거주민으로 A씨는 최초 진술에서 "해안가 커브를 돌기 전에 깜박 졸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등에 따르면 A씨는 운전이 미숙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석 경위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경찰로 본분에 다했을 뿐이다"며 "차가 많이 없는 시골길이더라도 졸음운전은 절대 경계해야하고 해안지대나 고지대에서도 특히 운전에 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