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택트(Ontact)시대, 디지털 소외계층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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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온택트(Ontact)시대, 디지털 소외계층은 어디로
  • 입력 : 2020. 09.09(수) 13:25
  • 김은지 기자
김은지 경제부 기자
2020년은 너무나도 다사다난하다. 그동안 조용했던 한 해가 있었냐 싶지만은 올해만큼은 확실히 다르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올해를 서기 2020년이 아닌 '코로나 1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를 겪고 있다. 생전 처음 들어봤던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익숙해졌고,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날에만 챙겼던 마스크가 이제는 일상품이 돼버렸다.

평화롭던 일상 역시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는커녕 매일같이 학교에서 마주했던 친구들의 얼굴마저 보기 힘들어졌다.

물리적 접촉의 최소화가 불러온 '콘택트(Contact)'와 '언택트(Untact)' 사이 혼란스러운 과도기. 벼랑 끝에 선 인류는 결국 '온택트(Ontact)'라는 답을 찾아냈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와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을 뜻하는 '온(On)'의 합성어다.

온택트의 등장 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중단됐던 오프라인 공연 대부분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됐고, 침체에 빠졌던 공연·예술계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 지역에서도 광주문화재단, 광주문예회관은 물론 민간 공연업체까지 온라인으로 공연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자구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디지털 격차로 소외되고 있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키오스크 매장의 등장 후 그나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이 활성화됐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복지시설 출입조차 제한되면서 모두 중단된 상태다.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대면 교육이 필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후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사실상 코로나19가 불러온 온택트 시대 속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서비스 활용법을 노년층에 알릴 창구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공연이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어플이 어떻게 생겼는지, 네이버에 공연을 어떻게 검색하는지조차 모르는 디지털 소외계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코로나 재난'이 닥치기 전 이들의 접근성을 올릴 수 있는 교육과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한가로운 저녁,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이나 광주문화예술회관의 소공연장을 방문해 공연을 즐겼던 노인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없이 TV 앞에서 '미스터 트롯' 재방송을 본다. 스마트폰을 들고 손자, 손녀가 알려줬던 방법을 더듬어 보지만 그마저도 가물가물해 마음을 접는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디지털은 필연적 존재가 돼버렸다. 그렇다면 디지털 소외계층, 노인을 위한 나라는 정말 없는 것일까.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