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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 치던 시대로 돌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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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 치던 시대로 돌아가야 할까

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게재 2020-09-07 15:27:07
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유년시절 소꿉놀이 하며 '역할놀이'를 한 기억이 있다. 남자는 '아빠'역할을, 여자는 '엄마' 역할을 한다. '역할놀이' 중 사소한 다툼이라도 나면 담임 선생님은 다툼이 발생한 원인을 알기 위해 양쪽 이야기를 듣고 서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라고 지시한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각자의 역할과 입장(의견)이라는 것이 있다.

이번 의료사태 중 △10년간 의과대학 정원 4000명 증원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공공 의대 설립 △한방 첩약의 급여화 △원격 비대면 진료 허용 '4가지의 제안'을 놓고 팽팽한 '역할놀이'는 지속됐다.

4가지 제안에 반대하는 입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다.

근거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는데 정부가 제안을 추진하기 전 해당 실무자들과 대화를 위한 간담회 조차 없었다 한다. 4가지 제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은 '근거 법령''이라는 칼을 꺼내 들며 팽팽한 대치는 계속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성이 빨리 끓고 식는다고 해 '냄비 민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짧고 굵게 며칠 지속되다 끝날 줄 알았지만 파업이 10일 이상 지속되자 관심을 갖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몇 명의 인원이 모이든 조직(단체)에서 어떤 안건을 정할 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하는 시간을 갖는다.

옛 속담에 '우는 아이 젖 더 준다'는 표현이 있다. 아이는 울음을 통해 자신의 애로사항을 표출한다. 그렇다 해서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 의료파업을 한다는 것은 방식의 문제가 아닐까, 또 아이가 울기전에 아이의 애로사항을 들어줄 생각은 없었던 걸까.

이번 상황을 놓고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고 싶다. 자동차 기어봉에는 P(주차), R(후진), N(중립), D(전진)이 있다. 무조건 전진, 후진, 주차만 하려 하지 말고 잠시 기어를 중립에 놓고 서로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조선시대 역사를 살펴보면 초기 상소·고발하는 제도는 법제화 됐으나 최후의 항고 성격인 직접 고발 시설의 하나로 '신문고'를 설치해 임금의 직속인 의금부(조선시대 사법기관)에서 이를 주관했다. 북이 울리는 소리를 임금이 직접 듣고 북을 친 자의 억울한 사연을 접수 처리하도록 했다.

종합해보면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자는 서울인 경우 주장관(형옥 행정사무 주관), 지방인 경우 관찰사(지방에 파견된 통치 책임자)에 신고해 사헌부(감찰기관)에서 해결하도록 했다. 만약 이 기관에서 조차 해결이 안 될 경우에는 신문고를 직접 울리게 했다.

오늘날 비슷한 제도로 '국민청원'제도가 있다. 서로의 각기 다른 의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어쩌면 신문고를 치던 시절로 돌아가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