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문화가 바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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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언택트 문화가 바꾼 일상
  • 입력 : 2020. 07.27(월) 14:15
  • 박간재 기자

 '일렉트로닉 코티지(electronic cottage·컴퓨터와 통신 장비를 갖춰 재택근무할 수 있는 집)'

 지난 1980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쓴 '제3의 물결'에서 미래의 주거시설로 제시한 개념이다. 디지털미디어와 통신 혁명으로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해지는 미래, 자족적인 주거와 탈집중화·분권화할 세계를 그렸다.

 출간 당시 그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의 말대로 진행 됐다면 대도시로 집중되던 인구가 농촌으로 분산됐을 터다. 예측과 반대로 전세계 도시화는 가속됐으며 숲은 계속해서 파괴되고 신도시는 늘어갔다. 40년이 지난 오늘. 이제서야 그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재앙으로 생태계 균형은 무너졌고 전세계가 패닉에 빠져 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 집회, 행사 등을 전격 취소하며 각자의 공간에 갇혀 지내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코로나19를 예언하며 미래의 주거시설을 제시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의 예언대로 재택근무, 거리두기 등 언택트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식물이 된 인간'이 돼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 6개월. 언택트 방식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음을 알 수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 되고 화상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종교집회도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연관산업 성장 가능성도 열어 제쳤다. 오프라인 중심의 생활문화가 온라인으로 대체 되면서 배달시장이 급성장 했고 정보통신(IT) 기술 및 서비스가 한 단계 발전하는 전환점이 됐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있다. '휴식을 취하고 머무는 안식처'란 인식에서 여가나 취미를 즐기는 공간, 생산활동도 가능한 공간으로 집의 가치가 확장되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문화로 동네와 이웃이 중요한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 반경이 작아지고 거주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집에 머물며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웃과 가까워지고 동네 역시 새로운 공간이 된다. 동네와 이웃. 그동안 무관심 했던 공간이 우리에게 또다른, 예기치 않은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박간재 경제부장

박간재 경제부장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