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조경희>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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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조경희>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경희 -동화작가
  • 입력 : 2020. 07.05(일) 14:09
  • 편집에디터
조경희 동화작가
지난 6월 24일, 6·25 전쟁 당시 전사했던 우리 국군의 유해 147구가 고국인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북한 지역에서 발굴되어 미국으로 보내졌던 전사자 유해 263구 가운데 한·미 공동감식 결과 국군으로 판정이 되어 돌아 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6월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70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전사자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충성! 신고합니다. 이등중사 류영봉 외 147명은 2020년 6월 25일을 기하여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6·25 전쟁에 참전했던 생전의 노병이 유해가 되어 돌아 온 147명의 전우들과 복귀신고를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예를 갖춰 답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국민들도 너, 나없이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전사자들은 영현단에 안치되었고 국가원수급 예우에 해당하는 조포 21발이 발사됐다. 빗줄기 속에서도 대통령은 임시 안치 장소인 서울 현충원으로 향하는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배웅했다.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전쟁이다. 다른 이름으로 '한국전쟁'이라고도 불린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을 맺기까지 한반도는 고통스런 전쟁을 치러야 했다.

전쟁기간 동안 국토는 황폐화되고 공장과 도로, 철도 등. 산업 시설이 잿더미가 되었으며 수백만 명의 사상자(국군 13만8천 명이 전사, 45만 명 부상, 2만5천 명이 실종. 100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 학살, 부상으로 희생)와 천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과 많은 전쟁고아를 남겼다. 따라서 일제치하의 해방과 함께 남과 북으로 구획된 38선은 휴전선으로 고착화되었고 이는 곧 분단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한반도가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게 되었다.

정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끝까지 찾아야 할 122609 태극기' 배지를 제작해 국가수호 전사자에 대해 공훈을 상기시키고 있다. 122609 숫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 2천 609명의 미발굴 전사자들이며 현실을 사는 우리가 끝까지 기억하고 모셔야 할 소중한 영령들이다. 그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었고, 오빠였고, 남동생이었고, 남편이었고, 아버지였다.

그런데 70주년을 맞은 올해의 6·25 전쟁 기념일은 유난히 조용하다. 당장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는 코로나 19의 창궐로 국민 모두가 생활의 위기를 맞은 탓도 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6·25 전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 6·25 전쟁이란 마치 영화나 게임 속에서나 있을 법한 가상의 전쟁으로 전락해 버렸다.

우리에게 6·25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가슴 아프게 지켜보는 노병이 눈빛이 살아 있으며 전쟁의 한 가운데를 헤쳐 나온 우리의 조부모들이 무수히 생존해 있다. 판문점이나 휴전선에도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이며 대한민국이 반으로 나뉘어 6·25 전쟁 적과 적인 상태로 견고하게 대치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방지를 위한 국민 모두의 안보의식과 평화의지가 갈수록 요구되는 엄중한 현실이다.

물론 전쟁이란 기억하고 기념할 일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전쟁 그 자체가 아니고 전쟁과 함께 스러진 수많은 생명들이다.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다. 따라서 호국 영령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의 도리이다. 이들의 헌신으로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으며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주지시켜야 할 때다. 6·25 전쟁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뼈아픈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