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기생충'으로 불린 50대 남성 머물곳 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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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현실판 기생충'으로 불린 50대 남성 머물곳 생기다
경찰·지자체 도움으로 주거지 마련||서구, 기초생활수급자 선정도 계획
  • 입력 : 2020. 06.04(목) 16:45
  • 최원우 기자

광주 서구의 한 영화관 건물에서 한 달 정도 몰래 노숙을 해 '현실판 기생충'으로 화제가 된 50대 남성이 경찰과 지자체의 도움으로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3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광주 서구의 한 영화관 건물에서 한 달 정도 노숙을 해온 A(56)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조사결과 A씨는 고물상 등 일용직을 전전하다 몸이 아파 한동안 일을 쉬었고, 밀린 월세 35만원을 내지 못해 짐을 챙겨 월셋집을 나와야만 했다.

머물 곳이 없어진 A씨는 건물의 비어 있는 점포에서 냄비와 버너, 이불 등을 갖춰놓고 의식주를 해결 중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부경찰서 형사과 정찬영 경장은 A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곧바로 경찰서 내 'SOS 희망기동대'와 서구청에 연락해 A씨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이에 서구는 긴급복지지원제도에 따라 A씨에게 생계지원비 45만여 원을 3~6개월 동안 지급할 방침이다. 지원을 받게 되면 A씨는 당분간 월세를 해결하게 돼 더 이상 떠돌지 않아도 된다.

또 서구는 긴급지원이 끝난 뒤 생계유지를 지속 가능하도록 A씨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앞서 A씨는 2017년 교도소에 수감돼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이다.

경찰과 지자체의 도움으로 주거지를 마련하게 된 A씨는 정 경장에게 전화를 걸어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 경장은 "지원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A씨가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라며 "경찰은 범죄자 잡는 것 외에도 시민들의 편안한 삶을 지키는 것도 하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제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구 복지과 관계자는 "이 남성분만이 아닌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꾸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긴급지원 제도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기에 언제든 가까운 동사무소와 민원실에 상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