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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강간·폭행한 전북대 의대생 제적 의결…타대학 재입학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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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강간·폭행한 전북대 의대생 제적 의결…타대학 재입학 가능성도

대학 측, 학칙상 최고 수준의 징계 '제적' 처분 결정
해당학생, 타대학 재입학 가능성 제기…법 개정해야

게재 2020-04-30 13:35:56
전북대학교 의대생 성폭력 사건 해결 촉구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병원 본관 입구에서 '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 판결규탄 및 엄정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북대학교 의대생 성폭력 사건 해결 촉구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병원 본관 입구에서 '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 판결규탄 및 엄정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북대학교가 여자친구를 강간·폭행하고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의대생에 대해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적'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현재 대학 총장의 최종 결재만 남은 가운데 이 처분이 확정되면 해당 의대생은 재입학이 불가하다.

다만 이 의대생이 자신의 성범죄 전력을 숨기고 다른 의과대학으로 재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 의대생의 의사국가고시 응시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 교수회, 1시간여 만의 회의 끝에 성범죄 의대생 '제적' 의견 모아

전북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지난 29일 정오 의대 교수회의실에서 교수회를 열어 징계 대상자인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24)씨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1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교수회는 학칙에 따라 해당 의대생을 '제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징계위 내용 및 참석 인원은 비공개로 했다.

제적은 전북대 학칙상 최고 수준의 징계로, '징계에 의한 제적 처분'을 당한 학생은 재입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단계 아래 징계인 무기정학은 일정 기간(1개월 이상)이 지나면 소정의 절차를 거쳐 다시 학교 생활이 가능해져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전북대는 총장의 최종 결재를 거쳐 이 의대생을 제적할 예정이다.

앞서 이번 사안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대학 측에서도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범죄 의대생 국시제한…의료법 개정 필요

현재 대학 총장의 마지막 결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A씨가 다른 의과대학으로 재입학해 의사면허를 딸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또다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의과대학 입학 조건에는 성범죄 전력을 검증하는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성범죄를 저질러 퇴학당한 고려대 의대생은 이같은 사실을 숨기고 다른 대학 의대에 입학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바 있다.

이처럼 성범죄 전력을 가진 학생에 대해서는 의사 면허 취득을 제한해야 한다는 공분이 학교와 의료계 안팎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의사국가고시 응시자격 제한은 정신질환자 및 마약중독자,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에 응시한자 등에 한해 규정돼 있으며, 성범죄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를 두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의료법 개정이 조속히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에는 현재 △성범죄 의료인의 면허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 6개 △성범죄 징계자 국가시험 응시 제한 △성범죄 의료인 신상 공개 △그루밍 성범죄 의료인 형사처벌 가중 관련 의료법 개정안 등이 발의돼 있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와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현행법 상 현직 의사가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면허 박탈의 사유가 되지도 않는다"라며 "국회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인식해 다시는 성범죄자가 의사가 될 수 없도록 관련 법 개정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자친구 강간·폭행에 음주운전 사고까지…고교 시절 피해자도 나와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고승환)는 지난 1월 15일 열린 1심 재판에서 강간과 상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9월 3일 오전 2시30분께 여자친구인 B(20대)씨의 원룸에서 B씨를 추행하다가 "그만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라는 말에 격분해 B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목을 졸랐다. 또 폭행으로 반항하지 못하는 B씨를 성폭행했다.

그는 같은 날 오전7시께 "앞으로 연락도 그만하고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B씨의 말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재차 B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를 입혔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오전9시께 술에 취한 상태로 BMW 승용차를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와 동승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68%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해 반항을 억압한 후 강간한 사안으로 범행 경위와 수단, 방법, 결과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라며 "피고인은 강간 범행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리고 목을 졸라 상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자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았다"면서도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는 점, 피고인 가족들이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현재 A씨와 검사 모두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해 오는 6월 5일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로부터 고등학생 시절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피해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C씨는 최근 관련 보도를 접하고 유머사이트인 '웃긴대학' 게시판에 "사건을 공론화 시켜달라"는 글을 올렸다.

C씨는 "고등학생 시절 당했던 피해와 유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가해자가 동일 인물이었다"면서 "이런 사람이 의사가 되어서 사회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C씨에 따르면 2012년 7월 전주의 한 고등학교 1학년 당시 같은 학교에 다니던 A씨와 이성 교제를 시작했다.

시험공부를 위해 A씨가 사는 아파트를 방문한 C씨는 "소원 들어주기를 내기로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A씨가 이기자 성관계를 요구받았다"며 "싫다고 했는데 '내가 이겼으니까 해야 한다'며 성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A씨의 협박과 성폭행이 지속했다고 한다. C씨는 "헤어지자고 요구하면 A씨는 (나와의) 성관계 사실을 '학교에 소문내겠다'라고 협박하는가 하면, 심기를 거스르면 자신의 집 옥상 계단으로 데려가 우산과 주먹으로 때렸다"라며 그때의 악몽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A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큰 처벌 없이 이번 사건이 지나가면 가해자는 또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며 "나 같은, 그리고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같은 사람들이 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