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간호사 코로나19 의료지원 수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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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병원 간호사 코로나19 의료지원 수기 주목
조선대병원 간호사 2명 대구·경북지역 의료봉사 자진해 신청||의료진 모두 연합군 코로나19 종식 위해 최선의 노력할 것
  • 입력 : 2020. 04.23(목) 15:30
  • 조진용 기자
사진 우측 정정기간호사와 옆 김성연 간호사가 정종훈 병원장과 의료지원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 나누고 있다.(조선대병원 제공)
지난달 11일 대구·경북 지역 의료봉사를 마치고 최근 업무에 복귀한 조선대학병원(병원장 정종훈) 소속 정정기(40), 김성연(31·여) 간호사가 2주 동안의 자원봉사를 통해 느낀 점을 수기로 작성해 이목을 끌고 있다.

22일 조선대 병원에 따르면 정 간호사와 김 간호사가 발간한 수기를 보면 대구·경북지역 자원봉사 방식은 D, E, N 3교대로 Level D를 착용하고 A, B 2개 조로 나눠 2~3시간 근무 후 교대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약품, 소모재료, 식사 등은 병원 안으로 한번 들어가면 재사용할 수 없으므로 식사는 일회용 도시락으로 제공되고 감염 폐기물로 처리된다.

또한 근무 시작 최소 40분 전에 도착해 일정표를 확인해야 하며, 보호장비 착용을 마쳐야 근무를 할수 있다.

보호복을 착용 후 병원으로 들어가게 되면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갈 수 없어, 항상 목 뒤로 땀이 흘러 생수를 얼려 얼음팩처럼 더위를 식혔다는 부분도 있다.

이와함께 자원봉사 중 힘들었던 점은 마스크가 고글에 눌려 이마와 코가 계속 압박되어 두통이 심해졌고 피부가 눌려 사비를 들여서 피부보호제를 구매해 부착하고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 등이었다. 아울러 고글은 습기가 많이 차 앞이 보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도 인력이 부족해 주 5일제와 52시간은 지켜지기 힘들었고 한 조에 3명이 들어가야 하는데 2명만 투입되기도 하고 밤 근무를 혼자 서기도 했다고 수기에 나와있다.

이들이 투입된 병동은 코로나19가 완치되기 전에 최종 완지 판정 후 퇴원을 하는 곳이었으며, 2명씩 2시간 교대로 근무를 편성했으나 잦은 근무시간 변동은 일상이었다.

어려움도 많았다. 중환자실의 경우 경력자 인력이 부족해 vent & ECMO & CRRT 환자 1명을 전담하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EMR과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 업무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다른 의료물품도 부족했으나 PAPR(전동식 호흡장치)이 많이 부족했다.

수급이 안 되어 지급하지 못하는 병원 관계자들도 난감해했고 후두에 매직으로 이름을 적어 근무 때마다 찾아 사용했다.

타지에서 의료 지원을 나온 의료진에게는 따로 숙소가 배정됐으나 대구가 연고인 의료진에게는 숙소 지원이 안됐다. 대구가 연고지인 직원들이 퇴근 후 자가로 갈 경우 가족에게 전파가 될 것을 우려해 병원에서 별도로 지정해준 공간에서 생활했다.

이외에도 다른 환경에서 일하던 의료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하다 보니 의무기록 시스템 등 새로운 업무환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작성한 수기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봉사를 자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간호사들은 "대구동산병원은 기존 인원 이외에도 전국에서 파견 온 인원 등 모두 타 병원에서 모인 사이였다"며 "보호장비를 착용할 때만큼은 서로 도우며 마치 전장에서 만난 연합군처럼 일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정기 간호사는 "대구 병원 선생님들은 증상이 없으면 검사를 통해 하루 휴식 후 본원에 다시 투입돼 업무를 한다"며 "증상이 없는 우리도 자가격리를 2주 동안 하지만 대구병원 선생님들의 노고에 안타까움이 크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연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PCR 검사가 2회 음성이 나와야 퇴원이 가능한데 집에 가겠다고 탈출을 시도한 치매 할머니가 기억에 남는다"며 "Level D를 착용하고 더 많은 땀을 흘리며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을 의료진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종훈 조선대 병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감염병 확산 방지와 환자 치료를 위해 대구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온 조선대병원 간호사분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의 응원 속에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조선대병원 역시 더욱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