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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필사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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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필사즉생

노병하 디지털콘텐츠 부본부장

게재 2020-03-25 14:47:35

코로나19로 심리적 불안감이 급증하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친 마음에 짜증이라는 감정을 더해주는 것이 있다. 지역 선거판이다.

시작 할때는 정정당당을 그렇게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결과가 나오자 떨어진 사람들 위주로 '뭐가 잘못됐네', '저 사람이 속였네'로 날마다 귀를 따갑게 한다. 경선에 이기던 지던 '원팀'이라고 외쳤던 모습이 그저 딴나라 이야기 같다.

그러나 귀 따가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괜찮은 일화도 있다. 이번 광주지역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A 후보 이야기다. (이 일화는 경선 전에 알았지만 경선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면에 옮긴다)

A 후보는 사실 이번 경선에서 특혜를 누릴수 있었던 후보다.(그래서 필자가 되려 관심있게 지켜본 선거구이기도 하다) 최고위원 출신이고, 희소성이 있는 '여성 후보'라는 점과 문재인 대통령이 데려온 인재라는 메리트가 그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A 후보 경선 지역은 광주에서 유일한 3인 경선으로 치러졌다. 궁금한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알고 지내는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A 후보가 직접 "컷 오프 없이 갔으면 한다"고 강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믿겨지지 않아 A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에게 진의를 확인했다. 그의 첫 마디는 "죽겠습니다. 1명도 힘든데, 왜 본인이 직접 나서서…"였다.

이해도 된다. 이번 경선이 좀 치열한가. 없는 특혜도 받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진데, 되려 판을 어렵게 하니 아랫사람으로는 미칠 노릇이겠지.

결국 본인에게 물었다. 왜 그랬냐고. 혹시 당연히 이길 것이라는 미칠 듯한 자신감? 허나 답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선거는 정정당당하게 해야죠. 그분들도 같은 당원이고 또 오랫동안 준비하셨을 텐데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요즘 그려지는 지역정치 분위기와는 전혀 달라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다. '내가 이길 경우엔 정정당당이고, 남이 이길 경우 불법'이라 주장한다면 과연 어떤 경기가 끝날 수 있을까?

승패를 빨리 인정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도 병법 중 하나라는데, 요즘 지역 정치판은 '나 아니면 안돼' 뿐이다. '필사즉생'의 얼굴이 이런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필생즉사'으로 보이는 것은 내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