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년들이여, 미래의 희망을 농업에서 함께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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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년들이여, 미래의 희망을 농업에서 함께 찾자
김석기 농협전남지역본부장
  • 입력 : 2020. 03.26(목) 14:27
  • 편집에디터
농협전남본부 김석기 본부장.
"내가 지금 서른다섯 살이라면, 한국의 농지를 많이 구입해서 농업을 경영할 것이다"지난 2018년 '제3회 미농포럼(미래의 농업, 아름다운 농업)'에서 세계 3대 투자가라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 회장이 특강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농사일을 꼭 가르쳐라. 똑똑하고 경쟁력 있는 농업인이 대한민국에 필요하다"고 하며 "성격이 외향적이고 자연을 좋아하는 청년이라면 성공적으로 농사를 지을 확률일 높다"고 하였다. 이 전, 그가 서울대 및 옥스퍼드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의 부자가 되고 싶으면 즉시 농대에 입학하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었다. "트렉터 운전하는 방법부터 배워라"는 말도 신선했다.

과거 수십 년 간 금융과 상품시장의 수많은 위기 속에서 꾸준히 높은 수익을 얻은 '투자의 신'이 지속적으로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그리고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농업'과 '농업인'을 주목하고 있었다. 만 75세의 노련한 투자가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과거 경험과 통찰력에서 나온 내용이었기에 필자는 그의 신선한 시각이 궁금했고 그의 말에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그가 농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현재의 농업이 위기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2018년 현재 국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이 44.7%를 차지하고 있는 초 고령농촌과 1호당 경지면적은 1.56㏊로 매우 적은 농장 규모, 그리고 수 십 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농산물가격 등은 현재 우리가 처한 어려움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서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가 전체의 1%도 미치지 못 하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한 농촌, 사람 간 협력을 통해 면적을 넓혀 규모의 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 이제 불황의 터널을 지나 호황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농산물에 그는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밝은 미래가 보이니 청년들에게 무작정 귀농을 권유하고 알아서 성공해보라는 말만으로 설득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농협은 청년농업인 지원을 하고 있다. 먼저, 농식품부와 지자체는 지난 2017년 "청년 창업농육성대책"을 수립하여, 2018년부터 3년째 청년 창업농을 육성하고 있다. 40세 미만의 독립 영농경력이 3년 이하인 청년농을 심사를 통해 선발하여 최장 3년간 월 최대 100만원의 농가경영비 및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고 농지·자금·기술교육 등을 종합 지원하여 청년농의 조기 영농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농협은 '청년농부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총 6개월 과정, 992시간의 탄탄한 교육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총 네 단계의 교육 및 사후관리로 이루어진 과정은 다음과 같다. 영농활동에 필요한 "작물재배 기술지식 습득 및 기초실습", 도제식 현장학습으로 교육생이 직접 실습장소를 선택하는 "현장인턴실습", 품목별 특화교육 및 농촌정착을 도와주는 "비즈니스 플랜", 졸업 후에는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도와주는 "사후 캐어링시스템"이다. 드론, 지게차, 굴삭기 등 농기계 자격증 취득을 할 수 있는 교육은 덤이니, "지금 당장 트렉터 운전하는 법을 배워라"는 짐 로저스의 조언도 실현가능하다. 2018년 제1기를 시작으로, 2019년 2·3기 총 3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현재 총 200명의 4·5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 우리지역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과 또래 몇 분의 영농현장을 찾았다. 함평에 귀농하여 부모님과 함께 동물복지사육방법으로 산란계를 키워 '하얀 계란'을 생산하고 있는 대기업을 그만 둔 젊은 부부, 나주에서'한라봉'등 아열대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농지를 구입하고 터를 조성하며 제주도까지 가서 선배농업인들에게 기술을 배워 오고 있는 젊은 창업 준비농업인, 전공인 컴퓨터공학을 활용하여 부모님의 토마토 온실을 개선하고 묘목을 키울 뿐만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사양 품목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오이'를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전환을 꾀하는 유연한 생각을 가진 보성의 후계농업인의 모습 등에서 미래 전남농업을 이끌어 갈 자신감과 농협과 함께 일을 해 나가고 있는 협력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고정관념에 잡혀있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을 지닌 그들과 함께 현장의 문제를 고민하며 다양한 판매 아이디어를 나누며 무척 행복했다.

'청년농부사관학교'는 필자가 농협미래지원센터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에 여러 농업인 및 교수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미래 청년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함께 했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농수산대학'과 함께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양대 교육기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고 했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 IT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농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을 할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거나, 농업에서 꿈을 찾고자 하는 청년들이여 농협의 '청년농부사관학교'에 입교해보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