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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인 척' 청소년 금은방털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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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인 척' 청소년 금은방털이 잇따라

광주에서만 6건 발생…소년법 악용 재범률 높아
경찰 “CCTV 등 보안시스템 잘 돼 검거 100%"

게재 2020-01-20 17:51:20

지난 5일 광주 동구 충장로 한 금은방에서 청소년에 의한 귀금속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중학교 3학년 A(15)군은 대낮에 여주인 혼자 있던 금은방에 들어갔다. 물건을 고르는 체 하던 A군은 여주인이 순금 20돈짜리 팔찌(530만원 상당)를 팔에 채워주자마자 그대로 도주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A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14일에도 A군은 북구 한 금은방에서 360만원 상당의 15돈 순금 팔찌 1점을 같은 수법으로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재범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B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미성년자는 불구속이 원칙이고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광주에서 청소년에 의한 금은방 절도 사건이 한달 사이 6건이나 발생했다. 현금화가 용이한데다 금값도 상승추세여서 한탕을 노리는 청소년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청소년 금은방털이 급증세

20일 광주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부터 이날까지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구입할 것처럼 속이거나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청소년 범죄가 6건이 발생, 6명이 입건됐다.

금은방을 상대로 한 범죄는 주로 불경기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침체가 지속되거나 금값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할 때면 이른바 '한탕'을 노리는 이들의 범죄 표적이 된다.

귀금속의 특성상 장물유통 및 현금 전환이 쉬운 까닭이다. 특히 대다수 영세 금은방의 경우 주인이 혼자 영업하는 곳이 많아 범행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쉬운 현금화에 금값 상승 한몫

치솟고 있는 금값도 청소년 금은방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2월 금 가격은 1574.3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으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금값은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달러 약세로 인해 금값은 올해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순금1돈당 23만1500원이던 게 20일에는 23만4500원이 됐다. 앞으로도 금값은 15.7%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귀금속의 가격 역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처벌 낮은 소년법 허점 이용

청소년들의 범행이 계속되는 건 그들이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치는 소년법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에 비해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법원에서 받는 처벌도 가벼운데 이 지점을 청소년 피의자들도 잘 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형사재판에서 법적 미성년자는 감경사유에 해당한다.

또 소년범의 경우 경찰 내 '선도심사위원회'를 거쳐 즉결심판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즉결심판은 우발적 충동에 의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제도다. 초범에 피해금액이 적고,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없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많은 소년범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하지만 소년범의 제도들이 되레 청소년 재범률을 높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얻는 것이 더 많고, 당장 처벌을 면해 범죄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집단에 속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심리적 죄책감도 덜어지기에 다시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소년범의 재범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저한 보안으로 검거율 높아

금은방털이 범죄가 증가하는 만큼 검거율도 높다. 금은방의 경우 대부분 보안이 잘 돼 있는데다 경찰 등이 금은방을 상대로 절도 범죄 예방 홍보를 꾸준히 해 온 덕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은방 절도 피의자들 대부분은 큰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하지만 금은방에 CCTV나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져 거의 100% 검거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