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미술의 실험적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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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학과 미술의 실험적인 만남
산수미술관, 10일부터 '문학과 미술, 탐'전||프란츠 카프카·에밀 졸라·조르주 페렉 작품에 지역작가 3인 매칭
  • 입력 : 2019. 12.02(월) 17:27
  • 박상지 기자

이인성 작 '다른손으로의 변신'

프란츠 카프카, 에밀 졸라, 조르주 페렉 등 프랑스 소설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 사회를 바라보고, 그 사회상을 작품에 반영한 의미있는 시도가 광주에서 열린다.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큐레이터와 작가, 비평가가 협업한 '문학과 미술, 탐(貪·ATTACHMENT)' 전시가 광주 동구 산수동에 위치한 산수미술관에 마련된다. 이번 전시는 양혜진 큐레이터, 이인성·정승원·최요안 작가, 양초롱 비평가가 참여하며 문학과 미술 뿐 아니라 인문 담론과 시각 예술의 창작과 매개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예술 분야가 만나 새로운 창작행위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문학과 미술의 실험적 창작 행위를 통해 시각 예술을 인문 담론화 한다.

실험 대상이 되는 문학작품은 프랑스 작품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에밀 졸라 '목로주점', 조르주 페렉 '사물들'이며, 이인성, 정승원, 최요안 작가가 작품들과 각각 매칭을 이룬다. 작가들은 선정된 문학 작품들을 통해 서로 다른 시대와 국가의 사회적 상황을 접하고 작가 자신의 시대와 현실 상황을 작품에 반영했다.

이인성 작가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의 방을 기존의 평면작업에서 벗어나 전시공간에 형상화했다. '변신'의 방 안에서 해충으로 변해가는 그레고르 잠자의 모습이 이인성 작가를 통해 어떻게 새롭게 드러날지 기대된다.

정승원 작가는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 등장한 세탁부 제르베즈의 벗어날 수 없는 우울한 상황을 표현한다. 현대사회의 코인 빨래방에 온 사람들과 대비시켜, 졸라가 세탁부의 눈으로 바라본 어두운 하층민의 삶과 대조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드러낸다.

최요안 작가는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과 연계해, 우리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SNS를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담고 있는 프레임으로 접근한다. '탐'은 대상에 들러붙어서 떠나지 못하는 상태이고 '욕'은 하고자 하는 바의 상태, 희망, 원함을 의미한다. 이 둘의 관계가 최요안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양혜진 큐레이터가 광주 청년 독립큐레이터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자리라 의미를 더한다. 양 큐레이터는 협업자인 양초롱 비평가와 함께 관람객의 스스로 전시를 탐독하는 행위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한편 전시는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19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 청년예술인창작지원'으로 진행된다.

산수미술관 관계자는 "큐레이터와 작가, 비평가를 통해 시작된 문학과 미술의 관계를 가로지르는 탐독 행위는 관람객에게 깊고 넓은 세계로 확장되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람료는 무료. 문의 (062)670-7448.

정승원 작 '실크스크린'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