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멀쩡한 '골프장의 전두환'…시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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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정신 멀쩡한 '골프장의 전두환'…시민들 분노
알츠하이머 핑계로 5·18 재판 불출석 하더니|| “광주학살 나는 모른다… 발포명령도 무관” 궤변 ||5월단체 “국민과 역사 우롱하는 후안무치 작태” ||정치권 “강제구인 법정 세워야”… 법원판단 주목
  • 입력 : 2019. 11.10(일) 19:19
  • 김진영 기자
전두환씨가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캡처.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5·18 관련 재판에 나오지 않던 전두환(88)씨가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법정을 모독하고 법치를 부정한 전씨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당장 11일 속개될 '전두환 재판'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지난 7일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치는 전씨 모습이 공개되자 5월 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성명을 내 "국민과 역사를 보란 듯이 우롱하고 있는 전씨의 후안무치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전씨를 즉각 구속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함과 엄정함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또다시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재판을 지연시키려 한다면 광주시민들은 그 파렴치함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러한 점을 재판부가 엄중히 헤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재판조차 받을 수 없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며 "이제 전씨를 강제 구인해서라도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인면수심의 극치인 전두환답다"고 했고, 민주평화당도 "전두환을 즉각 구속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씨는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재판 불출석 허가를 받아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원거리 이동이 어렵다'는 이유였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불출석을 허가했다.



 하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전씨에 대한 불출석 허가를 취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11일 속개될 재판에서 법원의 판단이 주목받게 됐다.

 검사도 이날 재판에서 전씨에 대한 재판 과정에 관련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은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속개될 예정이다.



 동영상 속 전씨의 광주 관련 발언도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나는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거나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느냐'는 등의 발언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광주 학살의 책임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에 통탄한다"고 했다.

 황성효 광주진보연대 사무처장도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정확한 학살 주범이 누군지 밝히고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광주학살 책임 회피 망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던 전씨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임 부대표는 전씨 일가가 살고 있는 서대문구 구의원이기도 하다.

 임 부대표는 "전두환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안 좋다고 주장하면서도 골프를 치고 다닌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고, 전씨의 라운딩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무려 10개월간을 추적했다"며 전씨의 영상을 공개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