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안되는 수준" vs "폐업 걱정"… 최저임금 놓고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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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생계 안되는 수준" vs "폐업 걱정"… 최저임금 놓고 격론
광주 노동자.사용자 대표 참여 최저임금위원회 공청회 ||사용자측 “영업 시간.인원 줄어… 도산 걱정” || 노동자측 “생계유지 안돼… 1만원 실현 시급”
  • 입력 : 2019. 06.10(월) 19:29
  • 박간재 기자
10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고용센터 대회의실에서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두번째 공청회에서 노사 대표자들이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사용자 측에선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0일 광주 북구 광주고용센터에서 대회의실에서 공청회를 열고 광주지역 내 노동자·사용자 대표들의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임승순 부위원장 등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들도 참석했다.

사용자 대표로 참석한 김정훈 광주경영자총협회(경총) 본부장은 "최근 광주 지역내 200인 규모의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난을 겪다 매각 되는 일이 있었다"며 "지역 내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폐업 도산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은 이미 정책적 목표를 달성한 수준이라 생각한다"며 "더 이상 정부가 시장의 임금수준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용자 대표로 참석한 마옥천 베비에르 과자점 대표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영업시간을 4시간 단축하고, 아르바이트생도 줄여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 대표는 "현재와 같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계속된다면 시장의 충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동자 대표로 참석한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광주지부 사무국장은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이 61세로 대부분 가정에서 가장"이라며 "현재 최저임금은 사실상 생계가 안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은 최저의 희망선인 만큼 생활임금과 같은 수준으로 인상돼야 하고 그 출발점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라고 밝혔다.

노동자 대표로 참석한 한연임 학교비정규직노조 광주지부 지부장도 "지난해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하지만 결국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업무강도만 강해지고 임금은 오히려 삭감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제도의 도입 취지를 생각한다면 최저임금은 생활임금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사용자 측에선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송영수 티디글로벌 대표는 "현장에서는 내국인들과 비교했을 때 업무능력이나 책임감 등이 떨어지는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같은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업종별 또는 외국인 등에 대한 차등적용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파트 경비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문한규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올랐지만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문씨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경비원들의 월급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초소를 반으로 줄이는 등 일자리가 줄고 있다"며 "감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책 등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 소속이라 밝힌 김현석씨는"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대부분의 기업은 산입범위 확대 등으로 인건비 총액이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낮게 책정된다면 오히려 사회보장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는 최저임금위원회 임승순 부위원장을 비롯해 노사공익위원 14명이 참석했다.

임승순 부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관련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위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한분 한분의 소중한 의견을 깊이 새겨듣고, 앞으로 있을 최저임금 심의에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