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8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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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8을 돌아보며
유원준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8 총괄디렉터
  • 입력 : 2018. 12.13(목) 13:40
  • 편집에디터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2월 7일 막을 내렸다. 페스티벌의 본 전시는 10일간의 일정(2018. 11/28 ~ 12/7)으로 다소 짧은 편이었지만 여름부터 진행되었던 교육 프로그램 및 예술리서치 프로젝트, 페스티벌이 종료된 이후에도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협력 전시까지 아울러 생각해보자면 그 여정이 그리 짧지 않았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를 만드는 입장에서 보자면 모든 작품의 철수 이후 마주하는 빈 전시 공간은 애써 외면하고 싶은 행사에 관한 아쉬움으로 갈무리된다. 그렇기에 행사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획자의 소회는 그리 냉정하고 객관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오히려 따뜻하고 살아 숨 쉬는 호흡으로 다음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필자는 금년도 행사의 감독을 맡기 전까지 광주에서 진행되는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그리 잘 알고 있지는 못하였다. 국내외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연구하고 소개하며 비평/기획을 하는 스스로의 입장으로는 다소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러한 지점을 역으로 생각해 보자면 그것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며 행사를 기획하는 이들이 전제해야 하는 사항이 된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행사에 관한) 인식 부족은 필자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광주에서 예년부터 진행되어오던 광주비엔날레 및 국립 아시아문화의 전당이라는 중요한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지점인데, 미묘한 부분은 이러한 광주 지역 내의 기존 행사 및 기관과의 연결성에서부터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대한 접근성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광역시는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 또한 대중들에게 그리 익숙하지는 않다. 따라서 아직까지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광주에서 지속되어왔던 행사 및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금년도 페스티벌은 국립 아시아문화의전당 (복합 2관)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종료된 이후 바로 개최될 수 있었다. 동시에 행사를 기획함에 있어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역시 광주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광주비엔날레 및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여타의 행사들 모두가 공유하는 딜레마일 것이다. 지역적 맥락을 강화하자니 페스티벌이 가져야 할 보편적 주제 의식이 결여될 수 있고 보편적 특성을 강조하다보면 지역의 특수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8은 '알고리즘 소사이어티 : 기계-신의 탄생'을 주제로 설정하였는데, 이는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하여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조명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따라서 광주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공감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 구성과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 및 지역과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의 구축은 너무나도 당연한 행사의 전제가 된다.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8은 이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광주광역시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행사를 준비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광주 시민들에게 혹은 다른 도시의, 다른 국가의 일반 대중 및 예술인들에게 보내는 광주의 러브레터와 같다. 부족함이 많은 행사였을지 모르겠지만 금년도의 러브레터가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궁금하다. 부디 누군가에게 가슴 뛰는 순간으로 또한 새로운 경험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