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5월 6일~7일 김지하 시인 추모 1주기에 열린 기념 학술회의 자료가 단행본으로 출판됐다. 채희완 교수의 발제를 받아 토론한 졸고도 함께 실렸다. 석학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큰 영광이다. 내 토론의 일부를 여기 오려 붙여 출판을 기념한다. 목포 나들목 건너편에 용당리가 있다. 김지하의 초기 시, 어쩌면 그의 생애 첫 번째 시상이었을지도 모를 ‘용당리에서’를 떠올린다. 김선태가 쓴 ‘김지하의 첫 시집 황토와 목포’에 의하면, 4·19혁명 참가 후 고향 목포로 숨어들어 항만과 도로공사판 인부로 일하며 도피 생활을 하던 ...
2024.12.12 18:08우리 국민의 커피 소비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 1년 동안 한 사람당 평균 512잔을 마셨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통계다. 커피 관련(카페, 원두 구매 등) 지출도 성인 1인당 월평균 10만원 이상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결과다. 커피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커피 전문점만 2만8000여곳에 이른다. 크기도 갈수록 대형화 추세다. 지난해 커피 관련 매출이 11조원을 넘었다는 보도도 있다. 가히 커피 전성시대다. ‘대나무 고을’ 담양에도 커피 전문점이 많다. 현재 300...
2024.12.12 18:08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돈바스 전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루소포비아(Russophobia, 러시아혐오증) 현상이 전 세계에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루소포비아는 민족, 국가, 언어, 종교 및 인종에 대한 러시아인에 대한 차별로 구성된 이데올로기이다. 즉, 루소포비아는 신념 체계의 일부를 구성하는 러시아 국가와 러시아 민족에 대한 과도한 적개심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는 여러 가지 행태가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 국민에게 많은 문제를 가져온 소련 붕괴, 러시아의 국제무대 복귀, 중산층의 출현 및 러시아의 명백한 경제적 ...
2024.12.12 17:43제주 성산일출봉을 향해 가다 보면 못미처 길옆 바닷가에 ‘터진목’이라는 곳이 나온다. 이름부터가 지극히 제주스럽기도 하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멋모르는 자에게는 목이 터지라고 무언가를 간절히 불러야 하는 곳인가, 아니면 확 트인 풍경이 멋지게 펼쳐지는 곳인가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는 말한다. 이곳에서 엄청난 일이 터지고 말았기에 ‘터진목’이라고. 제주 4.3 학살의 비극 현장이 어찌 이곳만이겠는가마는, 미군정과 반민족 세력...
2024.12.12 15:09“모두가 유죄인 곳에서는, 아무도 유죄가 아니다. 말하자면 집단적인 유죄의 고백은 범죄자를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실행 가능한 가장 탁월한 방어 수단이며, 그 범죄의 거대한 규모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데 대한 가장 탁월한 변명이다.” 한나 아렌트 ‘폭력의 세기’ 중에서. 최근 눈과 귀로도 믿을 수 없는 현실들을 마주하고 있다. 영화보다 현대예술보다 더 비현실인 상황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고 이런 현실과 시대, 사회를 예술가들은 어떻게 마주하고 기록해야 할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시대적 ...
2024.12.08 17:18모차르트의 는 그가 죽기 2년 전 만들어진 징슈필(독일어로 레치타티보가 대사체로 이루어진 스타일)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인 는 그의 3대 오페라 , , 와 더불어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으로 그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다. 모차르트의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집대성한 듯 보인다. 는 바로크적 바흐의 코랄 양식을 품은 음악뿐만 아니라 오페라 세리아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화려함이 밤의 여왕 역을 통해 볼 수 있으며 그와 대비되는 자라스트로 역은 엄숙한 스타일의 음악 성향을 내보이고 있다. 또한, 파파게노와 파파게...
2024.12.05 18:01흙이 숨을 쉰다. 인간은 죽어서 흙이 된다. 죽어서 흙이 된 인간은 흙의 숨을 쉰다. 지난 진도학회 25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부대 행사로 열린 김대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흙의 숨, 진도 이야기’의 카피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밭 한가운데에 무덤구덩이를 파고 사람이 드러눕는 장면이다. 흙과 이산화탄소를 다룬 과학 다큐멘터리 영화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인문 다큐멘터리다. 깊게 판 구덩이에 들어가 누우면 어떤 느낌일까? 웅덩이의 크기만큼 시야가 좁아지니 신경이 한곳에 모일 수...
2024.12.05 17:23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서쪽 땅!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그것을 얻었는지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땅을 받았다. 소련 스탈린은 천만 명이 살았던 리비우를 포함해 폴란드 땅의 일부와 루마니아와 헝가리 일부를 취득했다. 이는 폴란드를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독일을 희생하여 손실을 보상받았다. 그곳에 사는 많은 사람은 역사적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영토를 잃은 국가들, 주로 폴란드는 그 영토를 되찾는 꿈을 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 외무정보국 국장 나리쉬킨은 “소위 폴란드의...
2024.12.05 17:17고문헌으로만 접하였던 마한의 소도(蘇塗)를 실제 확인하였다. 지난 6월 1차 보고 때만 하더라도 거칠마 토성이었고 그 안에 있는 제단이 발굴되었다고 했다. 이제 토성이 아니라 마한 소도로 바꾸어야 한다. 그간 발굴되지 않았던 환구(環溝) 및 기둥을 세웠던 구멍들이 마치 집터를 이룬 것처럼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소도의 텃자리를 찾은 최초의 사건이다. 나는 거칠마유적 발굴조사가 시작된 이래 국민대 변남주 교수와 함께 두 차례 현지답사를 실시하였고 자문을 하였다. 변교수와 여러 번의 토론을 거치면서 생각을 정리하였다. 나는 왜 해남 거칠...
2024.11.28 16:21동학농민혁명의 주요 격전지 중의 하나인 장흥 석대들 전투. 이곳은 순절한 동학농민군을 안장한 곳이다. 1894년 가을, 3만여 명의 농민들이 관아를 점령하는 등 초기에는 사기가 올랐으나 근대 무기로 무장한 관군과 일본군 앞에 낫과 죽창을 들고 뛰어든 농민군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막 추수가 끝난 들녘을 피로 물들여가며 쓰러져 간 이들이 수천이다. 1989년 공설운동장을 만들면서 무더기로 발견된 1,699기의 유골을 뜻있는 자들이 힘을 모아 이곳 제암산에 이장했는데 대부분...
2024.11.28 16:21침계정(枕溪亭). 계곡을 베개 삼다, 멋스럽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간결하고 소박하다. 뒷면 칸막이가 별나다. 정자는 사방으로 트인 게 일반적인데, 뒷면을 약간 높여 막았다. 정자 뒤쪽이 하천이다. 오호! 사생활 보호다. 정자에서 하천이 보이지 않게 한 것이다. 하천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도 정자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를 배려한 칸막이다. 여름날 정자에서 쉬는 어른과 물놀이하는 어린이를 생각해 본다.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배려심 묻어나는 침계정은 1936년 처음 지었다. 주변에...
이돈삼/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2024.11.28 16:202024년 6월 25일 우크라이나의 유럽 연합(EU) 가입 협상이 룩셈부르크에서 시작되었다. 헝가리가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EU 이사회 임시 의장직을 맡는다. 헝가리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비판적이어서 프로세스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에는 걸림돌이 많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와 전쟁 상태에 있으며 거대한 농업 국가라는 점이다. 또한 EU 위원회는 부패 척결 및 민주주의 체제 강화, 소수민족의 이익 보호 보장, 과두제의 정치적 영향력 제한 등 다양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
2024.11.28 16:18현재 판소리 장단은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세마치, 엇모리, 휘모리, 엇중모리 정도가 사용된다. 판소리의 장단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신재효(1812~1884)의 에는 진양조와 중머리의 두 가지 장단이 등장할 뿐이다. 현존하는 창본 중 장단 명칭이 사용된 것 가운데 가장 시기가 오래된 허흥식 소장 창본에는 진양, 중머리, 엇모리, 우조, 평장단, 진장단, 세마치, 삼궁져비, 삼궁졔, 후탄 등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장단 명칭들이 보인다. 1920년대 에 연재되었던 심정순의 창본이나 이선유의 (193...
2024.11.21 17:58고대 중국인들의 고대 문헌에 우리 한민족을 ‘동이족(東夷族)’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설해문자’에서 이(夷)는 큰 활을 지칭하며 동이족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이 활을 잘 다루는 민족임을 방증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역시 명궁이었으며, 양반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활쏘기였을 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왕부터 평민까지 사냥을 위해 활과 함께 총포류도 잘 다루었다고 전해진다. 사냥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과거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맹수나 전설의 용과 괴물 등을 사냥하거나 사탄과 겨루는 신비한...
2024.11.21 17:11아르메니아는 동맹국인 러시아에서 멀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간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에는 이 정도의 긴장감에 도달한 적이 거의 없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를 향해 의도적으로 반항적인 몸짓을 하는 듯하다. 러시아와 아르메니아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CSTO는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회원국으로 활동 중인 집단안전보장을 위한 군사동맹 조직이다. 그동안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문제로 아제르바이잔과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상...
2024.11.21 17:00